금융 가계빚 조일수록 '예대차' 확대···변동성 커진 예대 금리

금융 은행

가계빚 조일수록 '예대차' 확대···변동성 커진 예대 금리

등록 2026.03.04 15:44

김다정

  기자

머니무브 방어에 수신금리 '유턴'···대출금리는 가산금리 벽에 '6%대 꿋꿋'가계부채 총량 규제에 막힌 대출 금리 인하폭···'정책 엇박자' 고착화 우려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기준금리가 9개월째 연 2.50%에 멈춰선 사이 은행권의 예금과 대출 금리가 동시에 들썩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로 대출 금리는 숨 고를 틈 없이 오름세가 이어지는 동안 2%대로 내려앉았던 예금 금리도 다시 3%대로 복귀하면서 금리 변동성이 커지는 양상이다.
ai 아이콘 한입뉴스

OpenAI의 기술을 활용해 기사를 한 입 크기로 간결하게 요약합니다.

전체 기사를 읽지 않아도 요약만으로 핵심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현재 상황은

기준금리 동결 속 은행 예금·대출 금리 동반 상승

예금 금리 3%대 재진입, 대출 금리 상승세 지속

예대금리차 확대 추세 뚜렷

숫자 읽기

NH농협은행 정기예금 최고금리 3.05%로 인상

5대 은행 예금금리 2.85~2.90%에서 3%대 회복

1월 예대금리차 1.46%p, 5대 은행 가계 예대금리차 1.504%p로 확대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 4.29%, 2년 만에 최고치

맥락 읽기

주식시장 활황에 따른 '머니무브' 방어 위해 예금 금리 인상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대출 금리 상승 가속

예금금리 인상 속도, 대출금리 상승 못 따라가며 격차 확대

어떤 의미

예대금리차 확대, 은행 수익성 증가와 이자 장사 비판 불러

대출금리 인상으로 금융소비자 부담 가중

정부 규제가 오히려 서민 상환 부담 키우는 구조

향후 전망

대출금리 추가 상승 가능성 높음

예대금리차 확대 흐름 당분간 지속 예상

은행권, 대출 문턱 높이기와 예금금리 인상 병행할 전망

4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NH올원e예금'과 'NH왈츠회전예금 II'의 1년 만기 최고금리를 연 3.05%로 0.15%포인트(p) 전격 인상했다.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2%대로 떨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3% 선을 회복한 것이다.

불과 며칠 전만 하더라도 예금금리는 2%에 묶여 있었다. 이달 12개월 만기 기준 5대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2.85~2.90%(우대금리 기준)를 유지했다. 지난해 11월 3.0~3.1%에 형성됐던 5대 은행의 예금금리는 연말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하락한 영향으로 지난달까지 하락·보합세를 이어오다가 2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이는 최근 주식 시장 활황에 따라 은행 예적금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머니무브' 현상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같은 수신 금리의 국지적 인상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예대금리차(예대차)는 여전히 확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은행들이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예금 금리를 다시 올리기 시작했지만 사실상 대출 금리의 상승 속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예대금리차는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의 차이로, 수치가 클수록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이 늘어난다. 통상 예대금리차는 은행권의 주요 수익원으로 꼽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때마다 '이자 장사' 비판을 받아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46%포인트(p)로 전월 대비 0.17%p 상승했다.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연속 축소되던 격차가 5개월 만에 반등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경우 격차가 더 두드러진다.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는 평균 1.504%p로, 전월(1.262%p)보다 0.242%p 확대됐다.

특히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2년 새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담대(4.29%)의 경우 금리가 전월 대비 0.06%포인트 올랐다. 지난 2024년 11월(4.30%) 이후 1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4.26%, 변동형 금리는 4.40%로 전월 대비 각각 0.04%포인트, 0.08%포인트 올랐다.

실제로 현재 5대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 하단은 4%대를 넘어 5%대를 위협하는 동시에 상단은 7%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고금리가 고착화되는 과정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혜영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대출금리는 시장 금리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며 "2월에도 지난 23일까지 오르는 추세인 만큼 앞으로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최근 예금금리 인상 효과보다 대출금리 상승이 더 빠르게 이뤄지면서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 격차가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대출 관리 기조'로 대출금리 상승세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출 금리가 조달 비용과 리스크를 즉각 반영하는 구조인 반면, 예금 금리는 자금 수요와 규제 환경에 따라 제한적으로 움직이는 불균형이 지속될 거란 얘기다.

은행권을 향한 이재명 대통령의 이자 장사 비판 속에서 정부 규제가 오히려 금융 소비자의 부담을 더욱 키우는 모양새다. 시중은행 입장에서도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대출을 줄여야 하지만 동시에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위해 수신 기반을 유지해야 하는 이중고에 처한 셈이다.

이미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월례간담회에서 "작년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이 약 1.8%인데 이것보다는 조금 더 낮게 해서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며 총량 목표치를 낮추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시중은행들은 대출 증가 폭을 줄이라는 정부의 압박에 가산금리를 대폭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깎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결국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은행을 압박할수록 은행들은 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이라는 손쉬운 카드를 꺼내 들어 서민들의 상환 부담은 늘어나는 기형적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의 부채 관리 기조 속에서 대출 문턱을 높게 유지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예금금리를 올려 자금을 확보하더라도 이를 대출 인하로 연결하기 어렵다"며 "자금 이탈 방지를 위한 수신 금리 인상 속도보다 대출 관리 목적의 금리 상방 압력이 더 크기 때문에 당분간 예대금리차 확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