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1분기 '깜짝 반등'에도 웃지 못하는 'K-철강'

산업 중공업·방산

1분기 '깜짝 반등'에도 웃지 못하는 'K-철강'

등록 2026.04.23 05:58

김제영

  기자

내수 부진·중국 저가 공세·관세 부담 '삼중고''고부가·해외 투자' 포스코·현대제철, 실적 개선 생존 전략 희비···동국제강·세아제강, 변동성↑

그래픽=홍연택 기자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그래픽=홍연택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1분기 실적 반등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업황 회복은 여전히 지연되는 모습이다. 내수 부진, 중국 저가 공세,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등 구조적 한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별 사업 포트폴리오에 따라 실적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594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 영업이익은 646억원으로 추정돼 지난해 1분기(190억원 영업손실)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의 이익 규모가 2분기부터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에는 중동 전쟁 리스크로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과 환율 상승, 운임료 인상으로 원가 부담이 컸으나, 2분기 제품 가격 인상이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철강업계는 여전히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른 산업경기 저하로 국내 철강재 생산 저하는 물론 유통가격 하락세도 지속되고 있다. 국내 철강업의 경우 건설·자동차·조선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이중 수요의 약 40% 비중을 차지하는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철강재 내수 회복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특히 그동안 중국의 철강 수요를 떠받치던 건설 경기 침체에 따라 중국산 철강이 저가 전략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국산 제품의 수요 대체 및 유통가격 하락세로 작용하고 있어 국내 철강사들의 판매량 저하 및 판가 인상을 압박 중인 상황이다. 여기에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관세, 세이프가드 등 정책이 수출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실제 주요 철강사의 수익성은 구조적으로 악화된 상태다. 국내 주요 철강사(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그룹·세아그룹) 합산 매출은 2023년부터 역성장하기 시작했다. 합산 영업이익률의 경우 2021년 13.7%에서 2025년 3.3%로 하락했다.

이익 창출력이 약화된 가운데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진행하면서 차입금 규모는 증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순차입금은 2021년 10조원대에서 작년 14조원으로 확대됐다.

이 같은 구조적 리스크는 철강사 간 실적 격차로 나타나고 있다. 동국제강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4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0.9%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2분기부터 하락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세아제강의 경우 미국 사업 비중이 높은 만큼, 관세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32.8% 감소한 172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희비가 엇갈린 배경에는 사업 구조가 있다.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은 고로 기반 생산 체제와 자동차 강판 등 고부가 제품, 해외 투자를 토대로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과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동국제강은 봉형강 등 건설 의존도가 높고, 세아제강은 에너지용 강관 중심 사업 구조로 유가 및 글로벌 에너지 시장 변수로 인해 실적 변동성이 큰 모습이다.

향후 철강사 간 체력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해외 제철소 투자를 확대해 원가 절감과 관세 부담을 낮추는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인도 철강사 JSW스틸과 합작법인을 세우고 2031년까지 인도 오디샤 주에 일관 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연간 600만톤 규모의 조강 생산 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 포스코홀딩스 등과 협력해 2029년까지 미국 루이지애나에 연간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일부 철강사의 실적 반등이 업황 개선보다는 가격 전략과 사업 구조, 대응 전략에 따라 엇갈린 '생존 전략'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대외 부담 요인이 지속되는 환경인 만큼 단기적인 업황 전환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송동환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감산, 철강산업 지원정책, 해외진출 등 우호적 상황 변화가 일부 있으나, 중국의 저가수출 지속, 실질적 지원정책 구체화까지의 시차, 신규 해외진출 성과 가시화 등을 고려할 때 단기 업황 전환의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며 "불황에 대응하기 위한 재무적 여력 확보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