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서 이사회 6대3으로 재조정공정위, 계열사 내부거래 의혹 심사 종료대주주·2대주주 간 견제 실패 우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지난 13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구성을 기존 롯데 측 5명, 태광 측 4명에서 롯데 측 6명, 태광 측 3명으로 조정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기존에는 롯데 측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2명, 태광 측 임원 3명과 사외이사 1명으로 구성돼 있었지만 이번 개편으로 롯데 측 사외이사가 1명 늘고 태광 측 이사가 1명 줄었다.
이사회가 6대3 구조로 재편되면서 롯데 측의 의사결정 영향력은 크게 확대됐다. 특히 재적 이사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 안건도 롯데 측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구조가 됐다. 그동안 태광 측 반대로 제동이 걸렸던 계열사 간 내부거래 확대 등 주요 경영 안건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번 갈등의 도화선은 태광 측이 제기한 '통행세' 의혹이었다. 태광은 롯데홈쇼핑이 납품업체와 직거래가 가능한 구조임에도 거래 과정에 롯데 계열사를 끼워 넣어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롯데쇼핑이 최대주주(53.49%)인 상황에서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이익을 이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최근 해당 사건을 심사관 전결로 '심사 절차 종료' 처리했다. 신고 내용만으로는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고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곤란하다는 이유로 조사 자체를 개시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롯데 측이 한숨을 돌린 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홈쇼핑 측은 "지난 19년 동안 이사회에서 아무 문제 없이 동의해 온 사업 구조이며 다른 홈쇼핑사에서도 일반적으로 운영되는 유통 방식"이라며 "법적 문제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거 없는 주장이나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태광 측은 이번 이사회 재편이 사실상 대주주의 견제를 무력화하려는 조치라는 입장이다. 태광은 약 45%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의 견제를 받지 않기 위해 롯데가 이사회 구조를 변경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유지돼 온 1·2대 주주 간 견제와 균형 원칙이 훼손됐으며, 계열사 지원 성격의 내부거래 확대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시각이다. 향후 내부거래 확대 등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법적 대응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롯데와 태광의 갈등은 2006년 롯데쇼핑이 우리홈쇼핑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롯데쇼핑이 약 53%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고 태광산업은 약 45%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로 남았다. 이후 양측은 경영권과 내부거래, 사옥 매입 문제 등을 둘러싸고 크고 작은 분쟁을 이어 왔다.
2023년에는 롯데홈쇼핑이 서울 양평동 사옥을 약 2039억원에 매입하기로 한 결정을 두고 태광이 부당지원 의혹을 제기하며 공정위에 신고했지만 당시에도 무혐의 결론이 내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통행세 의혹까지 포함하면 태광이 제기한 주요 분쟁에서 롯데가 연이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지분 구조상 갈등이 쉽게 마무리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쇼핑이 최대주주지만 태광 측 역시 약 45%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경영 현안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이사회가 5대4 구조로 균형을 유지하면서 갈등이 표면화되지 않았지만 이번 재편으로 20년간 이어진 긴장이 다시 드러난 상황"이라며 "두 그룹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 만큼 갈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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