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주택채권입찰제, 주택 공급 확대로 이어져야

오피니언 기자수첩

주택채권입찰제, 주택 공급 확대로 이어져야

등록 2026.04.03 18:19

이재성

  기자

안태준 의원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 발의5년간 분상제 단지 시세차익 1.5조원"환수된 금액, 공공주택 공급 활용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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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주택채권입찰제 도입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시세 차익을 공공이 환수해 주택 공급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다. 제도 부활을 둘러싼 찬반은 엇갈리고 있지만, 주택채권입찰제 도입은 시장 왜곡을 바로잡기 위한 올바른 선택으로 보인다.

앞서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분양가상한제 지역에 주택채권입찰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간 아파트 당첨자에게 국민주택채권 매입을 의무화해 시세 차익을 회수하고, 이를 공공주택 공급에 투입하겠다는 방안이다. 대상 지역은 강남3구와 용산구 등 분양가 규제가 적용되는 지역이다.

법안이 추진된 배경은 분양가상한제가 만든 구조적 문제에 있다. 분상제 지역에서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된다. 청약 당첨 시 많게는 수십억원의 차익이 발생한다. 이는 로또 1등 당첨 금액과 맞먹는다고 해, 이른바 '로또 청약'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문제는 강남3구, 용산구 등 분상제가 적용된 지역의 청약은 실수요자보다 자금 여력이 충분한 수요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분양가 자체는 시세보다 낮지만 절대 금액이 여전히 높아 '현금 부자'의 투자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이번에 발의된 개정안은 시장 왜곡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분양가와 실제 시세 간 차이를 기준으로 채권을 매입하도록 해 초과 이익 일부를 환수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분양가 20억원, 시세 30억원이라면 10억원을 기준으로 채권을 매입하고, 할인에 따른 손실분만 부담하면 된다.

이로 인해 환수 가능한 재원 규모도 적지 않다. 안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분양가상한제 적용 민간 아파트 23개 단지에서 발생한 시세 차익은 약 1조5294억원에 달한다. 이는 연간 국민주택채권 발행액의 10%를 웃도는 수준이다. 제도 시행 시 공공 재원 확보 효과가 큰 셈이다.

핵심은 재원의 활용 방향이다. 환수된 자금이 공공주택 공급으로 이어질 때 제도의 실효성이 확보된다. 도심 내 공급 확대와 서민 주거 안정에 직접 투입될 때 정책적 설득력도 높아진다. 반대로 재원이 다른 용도로 분산될 경우, 추가 부담만 남고 시장 반발이 커질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주택채권입찰제가 완벽한 해법은 아닐 수 있다. 다만 현행 구조를 그대로 두는 것보다, 시세 차익을 일부라도 공공이 환수해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편이 현실적인 대안에 가깝다. 도입을 주저하기보다, 어떻게 설계하고 쓸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앞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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