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철거는 끝을 향하는데···마천4구역 덮친 2900억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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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는 끝을 향하는데···마천4구역 덮친 2900억 변수

등록 2026.04.03 09:15

박상훈

  기자

현대건설 2900억 규모 공사비 증액 요구조합원 분양가 최대 2억원 상승 전망추가 분담금 부담·입주 지연 우려 확산

철거가 진행 중인 서울 송파구 '마천4구역 재개발사업' 현장.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아 '디에이치 클라우드'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사진=박상훈 기자철거가 진행 중인 서울 송파구 '마천4구역 재개발사업' 현장.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아 '디에이치 클라우드'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사진=박상훈 기자

서울지하철 5호선 종점 마천역이 자리한 송파구 거여·마천동 일대가 미니 신도시로의 변신을 앞두고 있다. 마천뉴타운 가운데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마천4구역은 최근 약 2900억원 규모의 공사비 증액 요구라는 변수와 맞물리며 분위기가 급변하는 모습이다.

철거가 한창 진행되는 가운데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면서, 순항하던 사업의 향방은 '공사비 협상'이라는 시험대에 올라섰다.

2일 오전 찾은 강남권 유일의 뉴타운 사업지인 거여·마천뉴타운 마천4구역은 조합원 이주를 100% 마친 뒤, '디에이치 클라우드'로의 탈바꿈을 위한 철거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마천4구역은 현대건설이 2021년 송파구 최초로 하이엔드 주택 브랜드 디에이치를 제안해 시공권을 확보한 곳이다.

입주를 마친 거여뉴타운 'e편한세상 송파파크센트럴'(거여2-2구역)과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거여2-1구역) 사이에 자리했던 낡은 저층 주거지는 공사장 펜스에 대부분 가려져 있었고, 건설 인력과 공사 장비만 분주히 오가는 모습이었다.

거여·마천 일대 유일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라는 조합원들의 기대감은 공사비 급등과 맞물리며 점차 불안감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현대건설은 지난 3월 31일 마천4 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 공사비 증액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기존 3834억원이던 도급공사비를 6733억원으로 올려달라는 내용으로, 증액 규모만 약 2900억원에 달한다.

조합과 협상 과정이 남아 있지만 현대건설 요구대로 증액안이 반영될 경우 3.3㎡당 공사비는 584만9000원에서 959만6000원으로 상승한다. 강남·서초구의 주요 재건축 사업과 비교해도 상위권 수준이다. 공사 기간도 기존 34개월에서 44개월로 무려 10개월이 연장되는 안이 제시됐다. 세대수도 1372가구에서 1254가구로 조정됐다.

기존 관리처분계획안에 따르면 전체 1372가구 가운데 임대·장기전세 307가구를 제외한 분양 물량은 1065가구로 계획됐다. 이 중 조합원 물량은 약 702가구, 보류지 7가구, 일반분양은 356가구로 구성된다.

공사비 인상은 조합원의 분담금 증가로 직결되는 만큼 향후 협의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착공 시점뿐 아니라 전체 사업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 '마천4구역 재개발사업' 현장. 사진=박상훈 기자서울 송파구 '마천4구역 재개발사업' 현장. 사진=박상훈 기자

마천4구역 조합은 철거를 올해 9월 말까지 마무리하고, 연말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공사비 협상 결과에 따라 실제 착공 시점이 일부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합 관계자는 "3월 27일 대의원회를 통해 '공사비 적산·적정성 검토 및 공사비 검증을 위한 용역업체' 선정을 마쳤다"며 "조합에서 공사비 협상단을 구성해 시공사가 제시한 도급공사비 증액안의 적정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천4구역은 송파구에서 처음으로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가 적용되는 사업인 만큼, 일반 힐스테이트 단지와는 자재 및 마감 수준이 다른 점도 감안해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 '마천4구역 재개발사업' 현장. 사진=박상훈 기자서울 송파구 '마천4구역 재개발사업' 현장. 사진=박상훈 기자

인근 중개업계에 따르면 거여·마천뉴타운 일대에서 유일하게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가 적용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일정 수준의 공사비 인상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마천4구역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분담금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시공사의 공사비 증액 요구로 전용면적 84㎡ 기준 조합원 분양가는 약 12억원 수준으로 기존 관리처분계획안 대비 2억원가량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 6월 입주를 마친 'e편한세상 송파파크센트럴'과 2022년 1월 입주한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의 동일 면적 호가가 20억원을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안전 마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대 2억원에 달하는 추가 부담이 거론되면서, 현장에서는 조합원들의 불만이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공사기간이 10개월 이상 늘어나는 데 따른 부담이 커지면서, 사업 지연은 물론 향후 추가 비용 증가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여기에 이번 현대건설의 공사비 증액안이 미국-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올해 1월을 기준으로 산정됐다는 점도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원가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경우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조합원들의 불안감도 한층 짙어지는 모습이다.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추가 상승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유가와 환율이 동반 상승하고, 해상 운임까지 오르면서 철근·시멘트 등 주요 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여파로 수도권 정비사업 전반에서 공사비 증액 요구 사례가 확산되는 흐름이다. 실제 현대건설은 중동 지역 불안 장기화와 노무 리스크 확대 등을 이유로, 수도권 주요 정비사업장에 공사비 인상을 요청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에 더해 안전관리 기준 강화에 따른 비용까지 반영되면서 공사비 현실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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