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수익성 흔들리는 유업계, 남양유업만 반전···시장 판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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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흔들리는 유업계, 남양유업만 반전···시장 판도 변화

등록 2026.04.07 15:31

김다혜

  기자

서울우유·매일유업 수익 감소원가 부담·경기침체로 기존 시장 정체가공유·치즈 등 대체 제품 소비 증가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국내 유업계 실적이 희비가 엇갈렸다. 우유 소비 감소와 원가 부담이 겹치며 주요 유업체들의 수익성이 흔들린 가운데, 남양유업만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의 호실적이 사모펀드 체제 이후 비용 효율화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7일 서울우유협동조합 경영공시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지난해 매출 2조1008억원으로 전년 2조1247억원 대비 1.1% 감소했다. 3년 연속 매출 2조원대는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438억원으로 전년 574억원보다 23.6% 줄어 수익성이 악화됐다. 서울우유는 A2+우유와 저지우유 기반 디저트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 외형 방어에는 성공했으나 경기 침체, 포장자재·수입원료 비용 증가, 환율 상승 등으로 수익성은 감소했다.

매일유업도 부진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843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00억원으로 14.7% 감소했다.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음에도 원가 부담과 흰우유 중심 사업의 제약으로 실적 방어에 실패했다.

유업계 전반의 실적 둔화는 수요 감소와 맞물려 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국민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22.9kg으로 전년 대비 9.5% 감소했다. 반면 발효유와 치즈 등 가공유 소비는 1인당 6.4kg으로 전년 대비 33.3% 늘어, 흰우유 중심 시장이 줄고 가공유와 대체 제품이 시장을 대체하는 추세다.

여기에 수입 유제품 변수도 커지고 있다. 미국산 유제품 수입 관세는 올해 1월 철폐됐고 유럽산 유제품 관세도 오는 7월부터 없어진다. 최근 고환율로 수입품 가격 메리트가 일부 줄었다고 해도 장기적으로는 국내 업체들이 가격 경쟁 압박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카페와 베이커리 등 B2B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멸균우유 사용이 늘고 있는 점도 국내 업체들에는 부담이다.

이 가운데 남양유업은 지난해 매출 9141억원, 영업이익 51억원으로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3년 연속 매출은 감소했지만, 비용 절감과 저수익 사업 정리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한앤컴퍼니 인수 이후 외식 사업 정리와 백미당 분사, 광고·판매관리비 축소 등으로 고정비 부담을 줄인 영향이다. 지난해 판매관리비는 전년 대비 550억원 감소한 2057억원을 기록했다.

제품 구성 변화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흰우유보다 수익성이 높은 가공유와 단백질 음료 판매를 확대하며, 초코에몽과 테이크핏 등의 제품을 통해 기타 부문 매출 비중을 전년 대비 3.3%포인트 늘려 전체 매출의 25.6%까지 확대했다.

그러나 매출 기반은 여전히 약하다. 2020년 이후 매출 1조원을 회복하지 못했고, 지난해에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흑자 전환은 비용 절감의 결과라는 점에서 실적의 질을 둘러싼 평가는 엇갈린다. 업계에서는 사모펀드 체제 이후 남양유업이 운영 효율화에 따른 흑자를 낸 것으로 보고, 지속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이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우유를 많이 파는 회사보다 우유 수요가 줄어드는 시장에서 어떤 제품으로 수익을 남기느냐가 더 중요해진 시기"라며 "유업계가 프리미엄과 신사업으로 대응에 나선 만큼 향후 실적을 가를 기준은 신성장 동력 확보 여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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