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석화, 유가 급등·사업 재편 겹치며 부담 가중산업부 유가 대책 실효성 낮아···체감 효과 미미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치솟는 국제 유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사업 구조 재편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좀처럼 부담을 덜지 못하고 있다. 당면한 위기 극복과 중장기적 체질 개선을 두고 업계 내부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가운데, 정부의 지원책마저 현장에서는 체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은 유가 급등으로 인한 원가부담과 정부 주도 사업재편 과제를 동시에 떠안으며 수익성과 구조 개선 압박이 겹친 이중 부담에 직면해 있다.
이렇다 보니 업계 내부에서는 위기 극복의 '우선순위'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당장의 생존을 위해 유가 급등에 따른 단기적 피해 최소화와 수익성 방어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과, 위기일수록 선제적이고 뼈를 깎는 사업 재편을 서둘러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사업 재편 독려보다는 당장 발등의 불인 '유가 급등 피해 해결'에 우선적으로 무게 중심을 두는 모양새다.
실제로 당초 올해 1분기 중으로 가시화되어 마무리될 예정이었던 석유화학 업계의 대대적인 사업 재편 일정은 지연되고 있다. 울산 등 주요 산업단지를 거점으로 하는 기업 간 설비 통폐합이나 지분 교환 등을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당초 계획보다 일정이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지연이 산업부의 재편 압박 강도가 상대적으로 완화된 데 따른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가운데 산업부는 유가 대응의 일환으로 '나프타 수출 전면 제한' 등의 조치를 꺼내 들며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약 5개월동안 나프타 수출을 제한해 석화 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의 국내 공급을 우선적으로 보장해 기업들의 원료 수급 불안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현장에서는 해당 조치에 대해 일정 부분 공감하는 분위기다. 사업 재편이 NCC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실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가동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유가 급등에 따른 원료 수급 불안으로 에틸렌 감산이 당초 계획 대비 과도하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초 업계는 생산량을 '10에서 7 수준'으로 줄이는 점진적 감산을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원료 수급 차질로 인해 '10에서 3 수준'까지 급감한 상태"라며 "이 같은 감산이 기업의 전략적 판단이 아닌, 나프타 등 원료 부족에 따른 비자발적 축소라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대응의 실효성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나프타 중 수출 비중은 약 11% 수준에 불과한 데다, 수출 물량 대부분이 '중질 나프타'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반면 석유화학 제품 생산에 주로 투입되는 원료는 '경질 나프타'로, 수출 물량을 내수로 전환하더라도 공정에 즉시 활용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이로 인해 현장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는 모습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나프타 수출 제한을 통해 지원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활용하기 어려운 원료만 늘어난 셈"이라며 "구조 개편이라는 중장기 과제와 원료 부족이라는 단기 생존 문제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사실상 선택지가 제한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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