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벤슨에 꽂힌 500억, 김동선의 F&B 시프트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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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슨에 꽂힌 500억, 김동선의 F&B 시프트 가속화

등록 2026.04.17 13:38

조효정

  기자

베러스쿱크리머리 자본금 대폭 확충해외 브랜드 의존 탈피, 자체 브랜드 강화 가속미래 성장동력 확보 위한 전략적 결정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한화갤러리아가 자체 디저트 브랜드 '벤슨(Benson's)'을 운영하는 자회사에 5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식음료(F&B) 사업 전면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수입 브랜드 중심의 외식 구조에서 벗어나 자체 브랜드를 육성해 정체된 백화점 부문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17일 유통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전날 공시를 통해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에 총 170억 원의 추가 출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출자는 이달 17일 70억 원의 1차 납입을 시작으로 연내 100억 원을 순차적으로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번 추가 출자가 완료되면 한화갤러리아의 베러스쿱크리머리에 대한 총 출자액은 기존 330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늘어난다. 베러스쿱크리머리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을 운영하는 전담 법인으로, 한화갤러리아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두고 갤러리아의 자회사 지원 방식이 단기 수혈에서 본격 육성으로 전환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베러스쿱크리머리는 작년 11월과 올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모회사로부터 연 4.6%의 이율로 총 80억 원을 단기 차입한 바 있다.

당시에는 초기 운영비 조달을 위한 차입 성격이 강했으나, 이번에는 대규모 직접 출자를 통해 자본금을 확충했다. 이는 자회사의 이자 부담을 원천적으로 제거해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재무 구조를 개선해 향후 가맹 사업 등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서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단순한 자금 대여를 넘어 모회사가 사업 성패를 직접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인적 쇄신도 병행됐다. 베러스쿱크리머리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한화갤러리아의 윤진호 전략담당 임원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윤 대표는 SPC그룹 비알코리아(배스킨라빈스) 경영기획실장과 교촌에프앤비 대표이사를 역임한 프랜차이즈 전략 전문가다.

이와 맞물려 베러스쿱크리머리는 정관에 ▲국내외 프랜차이즈 가맹사업 ▲가맹점 운영지원 및 교육 ▲해외 법인 설립 등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했다. 500억 원의 자본금은 향후 가맹 시스템 구축과 생산 설비 증설, 글로벌 진출을 위한 실탄으로 쓰일 전망이다. 현재 14개인 직영점의 성과를 바탕으로 사업 모델을 다변화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김동선 부사장이 주도하는 F&B 사업 재편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한화갤러리아는 최근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운영사 '에프지코리아' 지분을 매각하기로 하고 사모펀드와 MOU를 체결했다. 로열티 부담이 큰 해외 브랜드 대신 자체 브랜드인 벤슨을 주력 모델로 키워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갤러리아가 벤슨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실적 지표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의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백화점 부문 매출은 47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하며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반면 식음료 부문 매출은 620억 원에서 1021억 원으로 64.7% 급증하며 실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다만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은 과제다. 한화갤러리아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전년 말 135%에서 145%로 상승했고, 현금성 자산은 줄어든 상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업황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자체 F&B 브랜드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500억 원이라는 거액과 전문가 카드를 동시에 꺼내 든 모습"이라며 "파이브가이즈 매각 대금을 활용한 자체 브랜드 육성이 얼마나 빠르게 수익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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