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심화 속 인체조직 활용 논란, 규제 강화 가능성윤리·안전성 쟁점 부각, 제도 대응이 핵심 경쟁력
국내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에서 세포외기질(ECM) 기반 스킨부스터가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면서, 선두주자 엘앤씨바이오가 시장 주도권 강화에 나섰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논란에도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후발 업체 등장에 확장 '속도'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존 히알루론산(HA)·PN 계열 중심이던 스킨부스터 시장이 인체조직 유래 ECM 제품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선두 업체와 후발 주자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또 시장 확대 속도만큼이나 기증 인체조직의 미용 목적 활용을 둘러싼 윤리·안전성 논란도 커지고 있어, 향후 판도는 제품력뿐 아니라 제도 대응 능력까지 포함한 종합 경쟁력에서 갈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CM 스킨부스터는 피부 구조를 이루는 성분을 직접 보충해 재생 환경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기존 제품과 다른 접근법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엘앤씨바이오는 '리투오'를 앞세워 가장 빠르게 존재감을 키운 기업으로 평가된다. 시장 초기부터 제품 인지도를 확보한 데 이어, 유통 협업과 생산능력 확대, 시술 인프라 고도화를 병행하며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ECM 플랫폼' 구축에 나서는 모습이다.
실제 엘앤씨바이오는 최근 리투오 수요 확대에 맞춰 생산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추가 GTP 시설 허가를 기반으로 공급 물량 확대를 추진 중이며, 향후 제품 라인업 확장까지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달에는 메디허브의 디지털 자동 주사기 '아이젝B' 국내 및 해외 일부 국가 총판 계약을 체결하고, 리투오를 중심으로 한 ECM 기반 통합 솔루션 구축에 나섰다. 회사는 정밀·정량 자동 주입 기술을 접목해 시술 통증과 편차를 줄이고, 진단-시술-재생으로 이어지는 메디컬 에스테틱 밸류체인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엘앤씨바이오가 이처럼 공격적으로 보폭을 넓히는 배경에는 대형 제약사 그룹을 포함한 후발 주자의 추격이 있다.
휴젤은 한스바이오메드의 ECM 스킨부스터 '셀르디엠' 국내 판권을 확보하며 시장에 본격 진입했고, GC녹십자웰빙은 '지셀르 리본느'를 출시하며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시지메드텍 역시 모회사 시지바이오의 조직은행과 인체조직 가공 인프라를 활용해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ECM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제약·바이오 기업이 일제히 가세하고 있지만, 승부처는 마케팅 역량보다 원료 확보력과 조직은행 기반에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인체조직을 원료로 사용하는 특성상 안정적인 수급과 규제 적합성을 동시에 갖춘 기업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윤리·안정성 논란 제기···대응책 '고심'
문제는 ECM 스킨부스터 시장이 커질수록 윤리와 안전성 논란도 함께 증폭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증 인체조직이 치료 목적이 아닌 미용 시술에 활용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대표적이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K-바이오헬스 포럼에서는 기증 인체조직의 미용 목적 사용 확대와 관련해 윤리적·법적 쟁점, 제도 개선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건강소비자연대는 이 자리에서 기증 인체조직의 미용 목적 사용 금지와 규제 방안 마련을 촉구했고, 관리·감독 체계와 제도 정비 필요성을 제기했다.
논란의 핵심은 '기증의 취지'와 '소비자 인지'에 맞닿아 있다. 포럼에서는 치료 목적의 포괄적 동의를 기반으로 기증된 인체조직이 미용 제품 제조에 사용되는 데 대한 사회적 논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참석자는 기증자와 유족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윤리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봤고, 인체조직이 지닌 공공성과 숭고한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또 소비자가 시술받는 제품의 원료 특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시술을 받는 현실 역시 문제로 거론됐다. 건강소비자연대는 인체조직 미용 목적 사용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70%가 사체 유래 스킨부스터 시술에 거부감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
토론에 참석한 정부 측 인사도 미용 목적 인체조직 사용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임상우 식품의약처 첨단바이오의약품TF장 과장은 "식약처도 미용 목적에 인체조직을 쓰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며 "현재 미용목적 광고 금지 등을 고민하고 있고, 오늘 내용과 관련해 입법이 진행될 시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안전성 논란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업계는 ECM이 재건·상처치유·조직재생 분야에서 이미 폭넓게 활용됐고, 원료 단계에서 기증자 병력 검증과 감염성 질환 검사, 제조 과정의 멸균과 추적관리 체계가 작동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미용 목적 사용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축적된 장기 데이터와 대규모 임상 근거가 충분한지 여부를 두고 시각차가 존재한다. 국회 포럼에서도 임상시험 규모의 한계, 유통 과정의 투명성, 기록 체계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는 국면일수록 기술적 안전성 주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소비자 설명 의무와 사후 관리 체계를 명확히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이다.
엘앤씨바이오 측은 규제와 사회적 논란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말 정부가 검토 중인 인체조직 스킨부스터 관리 강화와 관련해, 현재 논의되는 제도 보완사항의 상당 부분을 이미 반영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등 주요국의 인체조직 활용 및 광고 사례를 폭넓게 조사해 왔고, 향후 정부의 제도 고도화 과정에도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환자 대상 인체조직 고지와 이식 목적 기록 의무화와 관련해서도 내부적으로 대응 준비를 진행 중이며, 향후 생산 제품부터 순차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엘앤씨바이오는 안전관리 측면에서도 선제 대응을 부각하고 있다. 회사는 부작용 관리 체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2024년 리투오 출시 이후 현재까지 심각한 이상반응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리투오 확산 과정에 대해 회사 차원의 대중 광고가 아니라 의료진과 환자의 실제 사용 경험을 기반으로 시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공격적 마케팅보다 의료현장 신뢰 축적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인체조직 스킨부스터를 둘러싼 '과도한 상업화' 우려를 의식한 메시지로도 읽힌다.
엘엔씨바이오 관계자는 "미국 등 글로벌 인체조직 활용 및 광고 사례를 내부적으로 이미 폭넓게 조사했다"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국 사례 조사에도 관련 데이터와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용 목적의 대중 대상 광고는 회사 차원에서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리투오를 중심으로 한 엘앤씨바이오의 선점 효과와 후발주자 추격이 맞물리며 경쟁이 확대되고 있지만, 제도 변화가 본격화할 경우 시장 진입 구조 자체가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bottle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