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안정화로 에너지업종 실적 조정 전망반도체·증권, 시장의 새 피난처 부상산업재·게임, 차별화된 기업별 영향 분석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로 국내 증시의 섹터별 실적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일시적 유가 급등에 기댄 에너지 업종의 실적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전력기기, 증권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되면서 주요 산업별 2분기 실적 전망치의 변동성이 극대화되고 있다. 일시적인 변수에 휩쓸리기보다는 성장기에 진입한 개별 산업 모멘텀에 집중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가장 주의가 필요한 섹터는 에너지 및 석유·가스 업종이다. 지난 2월 말부터 격화된 미-이란 국지전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정제마진이 급등했다. 하지만 파키스탄 중재에 따른 한시적 휴전 등 유가 하향 안정화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하반기 실적 조정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김규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큰 폭의 실적 전망치 상향은 '전쟁 지속'을 가정했을 때의 정점일 가능성이 높다"며 "컨센서스는 2분기 이후 유가 하향 안정화를 반영하고 있으며 3분기부터의 급격한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도 반도체와 증권 업종은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며 시장의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의 차세대 루빈(Rubin) 플랫폼 탑재를 앞두고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하면서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실적 눈높이를 끌어올리고 있다. 증권업종 역시 종합투자계좌(IMA) 인가 기대감과 정부 주도 밸류업 정책이 맞물리며 수수료 이익 중심의 뚜렷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김규진 연구원은 "반도체는 HBM4/HBM3E가 슈퍼사이클에 진입함에 따라 1분기(102.5%)와 2분기(305%) 실적 전망치의 압도적인 상향 조정이 지속되고 있다"며 증권업종에 대해서도 "정부 중심의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이 증권사 순수수료 이익 성장률을 견인하고 있는 가운데 정책 모멘텀이 충분히 남아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업재와 게임주에 대해서는 세부 섹터와 기업별 차별화가 뚜렷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재 내에서는 우주항공과 운송 업종이 전쟁 여파로 수주가 지연되거나 비용이 급등했지만 AI 데이터센터 확충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는 전기장비는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게임 업종 역시 '붉은사막' 등 대작 콘솔 흥행과 구글 앱 수수료 인하 효과로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지만 주요 매출 발생 지역에 따라 수혜 강도가 다를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산업재 내 성장주 성격의 종목 비중이 상승함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확대 중인 상황이지만 전기장비가 산업재 내에서 가장 견조한 실적 상향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게임은 하반기부터 신작 발표와 수수료 개선에 기반한 실적 모멘텀이 기대된다"며 "다만 신작 발표 시기와 매출 지역에 따른 실적 차별화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hkkim82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