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대표이사 인사권 사전 의결권 폐지조직개편도 '사전보고' 형식서 '보고'로 전환반년 만에 원점···박윤영, 향후 인적쇄신 속도
KT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의 인사권에 대한 사전 의결 권한을 폐기한다. 지난해 이사회 규정을 갑작스럽게 개정하면서 이른바 '월권 논란'을 빚은 지 반년 만이다. 국민연금 등 업계 안팎의 우려에 경영권 통제 장치를 마련하려던 이사회의 시도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이날 규정 일부를 개정했다. 대표이사가 부문장급 경영임원 임면과 조직개편을 추진할 때 이사회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 기존 규정을 삭제했다. 조직 개편과 관련한 사항은 이사회 '사전보고' 형식에서 '보고'로 전환됐다.
KT 이사회는 지난해 11월 4일 대표이사의 인사·조직개편 권한을 이사회 사전 심의·의결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대표이사가 경영 임원을 임명·면직 시 이사회 검증을 받도록 강제했다.
표면적으로는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고 이사회의 견제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경영 공백으로 내부적으로 혼란스러운 틈을 타 권한을 확대한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일각에서는 경영권에 대한 월권이라며 비판이 거셌다. '이사회 위의 이사회'라는 '옥상옥' 구조라는 비판도 뒤따랐다.
지난해 말부터 이사회를 둘러싼 다양한 의혹이 쏟아진 터다. 조승아 사외이사 겸직 논란을 포함한 사외이사 개개인 논란부터 이사회 '표결 뒤집기' 시도까지 다양한 잡음이 쏟아졌다.
이를 본 국민연금 등 KT 주요 주주도 사외이사가 권력 헤게모니를 사실상 장악해 권력 과잉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국민연금은 연초 KT에 대한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변경하고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예고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1월 열린 이사회와의 회동에서 "개정된 이사회 규정이 정관과 배치되고, 주주권 침해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이사회는 규정을 삭제하는 대신 의결을 '협의'로 바꾸는 방안에 대해 검토했다. 결과적으로 이사회는 국민연금의 요구를 수용해 규정을 삭제하는 쪽으로 가닥 잡고, 이날 최종적으로 개정해 원상복구시켰다.
경영 의사결정을 제약하는 규정이 사라지면서, 박윤영 대표이사의 인적 쇄신안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사회 간섭에서 벗어났지만, 차기 리더십에 대한 통제권은 한층 강화됐다. 최근 개정된 규정에 따르면,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역할이 종전의 단순 후보 추천 수준을 넘어 대표이사 후보군의 '발굴·구성 및 육성'으로 대폭 확대됐다.
이사회의 전사 리스크 관리와 준법(컴플라이언스) 통제 기능도 의무화됐다. 지난해 불법 펨토셀 해킹 사태의 파장을 고려해 이사회 규정에 연도별 정보보안 계획 및 반기별 이행점검 결과를 필수 보고사항으로 신설했다.
김용헌 KT 이사회 의장은 "이번 의결은 이사회 운영의 합리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대표이사와 이사회의 역할을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새로운 대표이사 체제의 출범과 함께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주주와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지배구조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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