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기록 결합한 전시로 관광객 머무는 시간 늘려호텔·관광시설 전시 공간 확장으로 부가 소비 확대전시 관람에서 직접 체험·창작으로 고객 경험 변화
여행업계가 예술 콘텐츠를 활용해 체류형 경험을 강화하는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전시 경험을 관광 수요로 연결하려는 시도다. 전시가 단순 관람 중심에서 벗어나 참여와 체험, 기록을 결합한 형태로 진화하면서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부가 소비를 유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흐름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서울 중구 하이커그라운드에서 '텍스트힙(Text-Hip) X 로컬여행' 전시를 운영 중이다. 지역 서체와 관광을 결합한 기획으로, 관람객이 전국 109종의 서체를 읽고 쓰는 과정을 통해 지역의 풍경과 정서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전시는 풍경·사람·특산물을 주제로 한 7개 구역으로 나뉘었다. 관람객은 스탬프·엽서·필사 체험을 통해 개인 기록물을 완성할 수 있다. 공사는 전용 서체 '하이커 폰트'를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하고 QR코드를 통해 무료 배포하고 있다. 전시 경험을 관광 수요로 연결하려는 시도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방문객들이 단순히 서체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읽고 쓰는 경험을 통해 지역을 새롭게 인식하도록 구성했다"며 "전시에서 접한 지역의 정서와 이야기가 관람객의 기억에 남아 향후 여행지 선택과 로컬여행 수요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호텔업계도 전시 콘텐츠를 체류형 프로그램으로 확장하고 있다. 그랜드 조선 제주는 양순열 작가의 전시와 연계해 도슨트 투어와 창작 체험을 결합한 아트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작가가 직접 대표작의 배경과 작업 과정을 설명한 뒤 참가자들이 콜라주 형식의 팝업 카드를 만들어보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가의 해설과 참여형 워크숍을 통해 전시의 주제를 직접 체험하도록 한 것이다.
전시 운영 방식도 호텔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그랜드 조선 제주는 힐 스위트관 웰컴 로비와 1층 그랑 제이, 본관 로비 등 투숙객의 주요 동선에 양순열 작가의 작품 26점을 배치했다. 투숙객이 별도 전시장에 가지 않아도 호텔에 머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작품을 접하도록 한 구조다. 로비와 레스토랑 등 공용 공간을 단순 편의시설이 아니라 문화 콘텐츠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확장해 눈길을 끈다.
그랜드 조선 부산에서는 객실을 전시장으로 활용한 사례가 나타났다. 미디어아트 아트페어 '루프 플러스(LOOP+)'는 호텔 객실 단위로 갤러리 부스를 구성해 영상과 사운드,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일반 전시장과 달리 객실의 구조를 그대로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일부 객실은 해운대 바다를 배경으로 작품을 배치했고, 일부 객실은 빛을 차단해 영상과 사운드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운영 방식도 기존 아트페어와 차별화했다. 관람객은 객실 안에서 작품을 감상한 뒤 갤러리 관계자에게 작품 설명과 가격 정보를 들을 수 있다. 호텔 객실이 감상 공간이자 상담 공간으로 활용되는 구조다. 이는 호텔이 단순 숙박 시설을 넘어 전시 콘텐츠를 담는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단순한 전시 관람을 넘어 작가와 직접 소통하고, 고객이 창작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며 "앞으로도 호텔 공간 안에서 예술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시도는 전시의 무대가 미술관을 넘어 관광시설과 호텔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작품을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쓰고 만들고 기록하는 경험이 결합되면서, 예술 콘텐츠는 브랜드 이미지를 보완하는 장식적 요소를 넘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공간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광·호텔업계가 예술 콘텐츠에 주목하는 이유는 숙박이나 관람 자체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며 "공간 안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관광과 숙박 산업에서 상품 자체보다 경험의 밀도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전시는 단순히 빈 공간에 작품을 배치하는 수준을 넘어 고객 동선과 체류 시간을 고려해 설계되는 콘텐츠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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