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강남 이별하는 이커머스, 이유 있는 사옥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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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이별하는 이커머스, 이유 있는 사옥 이동

등록 2026.04.27 16:37

조효정

  기자

장기 불황 속 운용 효율 최우선 전략 부상고비용 구조 벗어나 혁신적 공간 재배치조직·사업 모델 최적화 위한 본사 위치 재조정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이커머스 기업들이 서울 강남 등 핵심 업무지구를 떠나 성수, 광명, 영등포 등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본사 이전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실적 부진과 성장 둔화가 장기화되면서 임대료 등 고정비를 줄이고 운영 효율을 높이려는 구조적 조정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마켓은 16년간 본사를 둔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GFC)를 떠나 오는 10월 성동구 성수동 '에이엠플러스'로 이전한다. G마켓은 지난 2008년부터 강남권 랜드마크 오피스를 핵심 거점으로 활용해 왔으나 이번 이전을 통해 운영 비용 구조를 재편하게 된다.

이번 이전의 배경에는 수익성 악화가 자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마켓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74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224억원으로 전년(674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확대되며 수익성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고정비 절감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수동은 기존 테헤란로 등 강남권 대비 임대료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꼽힌다. G마켓은 이번 이전을 통해 비용 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이마트 본사와의 근접성을 활용해 온·오프라인 계열사 간 협업 효율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리적 거점 재편이 조직 간 의사결정 속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G마켓은 비용 절감으로 확보한 여력을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투입하고 있다. 최근 독자 멤버십 '꼭 멤버십'을 출시하고 적립액이 월 이용료보다 적을 경우 차액을 보전하는 '캐시보장제'를 도입하는 등 가입 장벽을 낮추는 전략을 강화했다. 또한 도착보장 서비스 '스타배송'의 주문 마감 시간을 연장하며 물류 경쟁력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이 같은 거점 재편 흐름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11번가는 서울스퀘어를 떠나 경기도 광명 '유플래닛 타워'로 이전하며 7년간 유지해온 서울 중심 업무 거점을 조정했다. 같은 기간 희망퇴직과 조직 효율화를 병행하며 비용 구조 개선에 집중해 왔다.

SSG닷컴 역시 역삼동 센터필드에서 영등포 문래동 KB영등포타워로 본사를 옮겼다. 교통 접근성과 업무 환경, 비용 효율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이전으로, 고정비 절감과 근무 환경 개선을 동시에 추진한 사례로 평가된다. 롯데온 또한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떠나 삼성동 테헤란로로 이동해 조직 재정비를 진행했다.

반면 쿠팡은 송파구 타워730에서 광진구 자양동 '이스트폴타워'로 본사 이전을 추진 중이다. 이번 이전은 비용 절감보다는 사업 확장에 따른 공간 재배치 성격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산된 조직을 한곳으로 통합해 운영 효율을 높이려는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커머스 기업들의 본사 이전 흐름을 단순한 부동산 이동이 아니라 산업 구조 변화의 한 단면으로 보고 있다. 성장 중심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전략 축이 이동하면서, 고비용 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운 기업들이 공간 전략부터 재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이 고성장 단계에서 성숙 단계로 넘어가면서 외형 확대보다 비용 통제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며 "사옥 이전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수익 구조를 방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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