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초과근무 보상은 19.3% 그쳐워라밸 붕괴·번아웃 청년층 이탈 부추겨
"정부는 주4.5일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건설현장은 아직도 주5일 근무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청년들이 건설업을 외면하면서 산업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경한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위원장 말이다.
건설현장의 고질적인 주6일 근무 관행이 청년 인력 이탈을 부추기며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구조적 요인으로 지목됐다. 주5일제를 정착시키려면 실제 작업 가능 일수를 반영해 공사 기간과 공사비를 산정해야 하지만, 현 체제에서는 발주처의 비용 부담과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발주제도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경한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22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건설현장 휴일보장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주5일제가 시행된 지 20년, 주52시간제가 도입된 지도 8년이 지났지만, 건설현장 90% 이상은 여전히 주5일 근무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 관행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노조가 지난 4월 28일부터 6월 16일까지 국내외 건설현장과 본사 근무자 10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건설현장의 97.8%는 주5일을 초과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71.8%는 매주 토요일까지 고정적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토요일과 일요일 모두 쉬는 현장은 2.2%에 불과했다.
근로자 개인의 근무 형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응답자의 89.5%는 주5일을 초과해 근무한다고 답했고, 계약된 근로시간보다 실제 근무시간이 더 길다는 응답은 85.6%에 달했다.
초과근무에 대한 보상도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초과 근무를 모두 보상받는다는 응답은 19.3%에 그쳤고, 포괄임금제 등으로 사실상 추가 보상이 없거나 무급 초과 근무가 발생한다는 응답은 절반이 넘는 50.4%를 차지했다.
이 같은 노동환경은 청년층의 건설업 이탈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61.9%는 건설업을 떠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20대의 86.0%, 30대의 77.8%가 이직이나 퇴사를 고민한다고 응답해 청년층의 이탈 의향이 두드러졌다. 초과 근무 시간이 길어질수록, 또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할수록 '탈건' 의향도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건설업을 떠나고 싶은 가장 큰 이유로는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 붕괴'(53.8%)가 꼽혔다. 이어 번아웃(42.1%), 과도한 책임과 스트레스(42.1%), 타 업종 대비 박탈감(33.1%), 낮은 보상(26.9%) 순이었다.
반면 주5일제 도입에는 압도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 응답자의 98.1%가 주5일제 시행에 찬성했으며, 충분한 휴식을 통해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청년 인력 유입과 시공 품질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주5일제 정착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는 '실제 작업 가능한 날짜를 기준으로 공사기간을 산정하도록 법제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87.5%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간접비·노무비 현실화(66.7%), 현장 관리 인력 최소 배치 기준 마련(52.8%) 등이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주5일제 초과 근무 행태가 건설산업 경쟁력 하락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조 위원장은 "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청년들이 건설업을 외면하면서 산업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건설 관련 학과 졸업생들도 시공사보다 공공기관이나 공무원을 선호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공사기간 산정과 공사비 구조로는 주 6일 근무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적정 공사기간과 공사비를 현실화하고 충분한 인력을 배치하는 등 구조적인 제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건설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스웨이 박상훈 기자
psh@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