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미국·베트남 웃고 인니 울고···한국투자증권 엇갈린 해외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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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베트남 웃고 인니 울고···한국투자증권 엇갈린 해외 성적표

등록 2026.08.18 14:45

박경보

  기자

미국법인 자산 1년 새 두 배···2억2000만달러 추가 증자베트남 순익 88% 늘고 美 인수금융 합작사도 성장세인니는 38억원 적자전환···한투 "특정 자산 반영 영향"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해외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현지법인별 성적표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과 베트남 법인은 자산과 이익이 함께 늘었고 인수금융 사업에서도 성과가 나타났지만 인도네시아 법인은 외형 확대에도 적자로 돌아섰다.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에 추가 자본을 투입하고 있는 만큼 지역별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향후 글로벌 전략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모양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미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홍콩, 영국, 싱가포르 등에서 해외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동아시아를 넘어 미국 등 선진 금융시장으로 보폭을 넓힌 가운데 사업영역도 기존 브로커리지뿐 아니라 기업금융(IB)과 직접투자, 인수금융까지 다양해졌다.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힘을 싣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2021년 미국 IB 사업을 전담하는 KIS US를 설립한 뒤 현지 기업대출 자격을 확보해 자기자본을 활용한 인수 영업과 직접투자에 나서고 있다. 해외 인수금융과 대체투자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올해 5월에는 2억2000만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도 추가로 단행했다. 두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 규모는 4억7000만달러에 달한다.

미국에 힘 싣는 한투···IB·인수금융 영토 확장


KIS US의 외형도 크게 불어났다. 지난해 상반기 말 3757억6800만원이었던 자산은 올해 상반기 말 7934억7800만원으로 111.2% 급증했다. 같은 기간 자본은 3716억8800만원에서 7880억8600만원으로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88억8700만원에서 112억6500만원으로 26.8% 증가했다. KIS US의 모회사인 Korea Investment & Securities America 역시 당기순이익이 13억1800만원에서 36억3000만원으로 늘었다.

미국 인수금융 사업도 이익 규모를 키웠다. 한국투자증권이 미국 중견 IB 스티펠파이낸셜과 설립한 합작회사 SF Credit Partners(SFCP)의 자산은 지난해 상반기 말 1631억22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2357억2900만원으로 44.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4억5100만원에서 44억6600만원으로 세 배 이상 늘었다. SFCP의 자금조달을 담당하는 SCP Funding 역시 순이익이 35억4600만원에서 71억8800만원으로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SFCP를 발판으로 미국 인수금융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스티펠파이낸셜과의 전략적 제휴를 토대로 주식자본시장(ECM), 채권자본시장(DCM), 주식 세일즈앤트레이딩, 인수합병(M&A) 자문과 자산관리(WM) 분야에서 협업과 인력 파견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베트남에서도 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KIS Vietnam의 자산은 지난해 상반기 말 7842억15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9442억4200만원으로 20.4%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633억4600만원에서 968억500만원으로 52.8%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03억5800만원에서 194억9000만원으로 88.2% 뛰었다.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에서 브로커리지와 리테일 고객 대상 신용공여를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2024년 신규 모바일 플랫폼 'iKIS'를 도입했으며 커버드워런트(CW)와 IB DCM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이를 통해 베트남 상위 3개 증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홍콩법인인 KIS Asia의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상반기 85억70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104억6700만원으로 증가했다. 싱가포르 법인은 1억6500만원 순손실에서 14억1000만원 순이익으로 흑자전환했다. 영국 법인도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900만원에서 7억3000만원으로 늘었다.

특히 홍콩에서는 기존 한국주식 브로커리지에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2020년 홍콩주식 중개를 시작한 뒤 홍콩 파생상품과 중국주식 중개로 영역을 확대했고 2023년에는 홍콩거래소 상장 워런트 사업에 진출했다. 2020년 IB본부를 신설해 해외 인수금융 실적을 쌓은 데 이어 2024년부터 아시아 지역 국내외 발행사를 대상으로 DCM과 외화 신디케이션론 영업도 확대하고 있다.

자산 44% 늘어난 인니법인···순손익은 적자전환


반면 인도네시아에서는 외형 확대와 수익성이 엇갈렸다. 인도네시아 법인(KIS Indonesia)의 자산은 지난해 상반기 말 1021억55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1469억4500만원으로 43.8% 증가했다. 부채도 173억원에서 645억4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 법인의 영업수익은 122억2200만원에서 22억7000만원으로 81.4% 감소했다. 당기순손익은 지난해 상반기 58억7600만원 흑자에서 올해 상반기 37억8700만원 순손실로 돌아섰다.

한국투자증권은 2018년 Danpac증권을 인수한 뒤 사명을 KIS Indonesia로 변경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후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도입해 리테일 영업력을 강화하고 기관영업과 리서치 조직도 보강했다. 2021년에는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의 루피아화 표시 공모채권 발행을 대표주관했고 IPO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문제는 해외사업의 덩치가 커질수록 부진한 법인이 전체 성과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해외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한국투자증권으로서는 단순히 현지 거점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이미 진출한 시장의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법인의 적자전환이 현지 영업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법인이 보유한 자산 가운데 만기 시 원리금이 반영되는 상품이 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아직 만기가 도래하지 않아 관련 금액이 실적에서 빠져 있다는 설명이다. 소규모 법인의 특성상 특정 자산의 반영 여부에 따라 손익 변동폭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해당 요인을 제외한 인도네시아 법인의 영업 성과는 지난해보다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상품의 구체적인 규모와 만기 시점, 해당 요인을 제외한 손익 규모 등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특정 자산의 반영 시점에 따라 현지법인의 실적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소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에는 해당 자산의 원리금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향후 만기 시점에는 반대로 이익이 크게 늘어날 수 있어서다. 공시상 손익과 현지법인의 실제 영업 성과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특정 자산의 반영 시점에 따라 흑자와 적자가 크게 엇갈린다면 단순 당기순이익만으로 영업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향후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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