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규 81.8% 찬성···박유경 27.9%로 부결친정 출신 후보엔 기권···영풍·MBK 후보엔 반대지난해와 달라진 표심···고려아연 이사회 지지
박유경 전 네덜란드연금자산운용(APG) 본부장이 고려아연 감사위원 자리에 도전했지만, 친정 APG는 박 후보 선임안에 기권했다. APG는 오히려 고려아연 이사회 추천 후보들에게 찬성표를 던지고 영풍·MBK파트너스(MBK) 측 후보들에게는 반대해, 경영권 분쟁의 표심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APG는 지난 9일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박 후보를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로 선임하는 제3-2호 안건에 기권했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백 후보 선임안인 제3-1호 안건에는 찬성했다.
주총에서 박 후보 선임안은 출석 의결권 기준 27.9%의 찬성에 그쳐 부결됐다. 백 후보 선임안은 81.8%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APG는 다른 독립이사 선임 안건에서도 고려아연 이사회 측 후보로 분류되는 이형규·서은숙 후보에게 찬성표를 던졌다. 반면 영풍·MBK파트너스(MBK)가 추천한 이준봉·심혜섭 후보 선임안에는 반대했다.
이에 따라 APG는 박 후보 선임안에만 기권하고, 영풍·MBK 측이 추천한 다른 후보들에게는 반대표를 던졌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들과 정관 변경안에는 모두 찬성한 것이다.
박 후보는 200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APG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책임투자·거버넌스 업무를 총괄했다. 업계에서는 APG가 전직 임원이 후보로 오른 안건에 찬반 의견을 낼 경우 제기될 수 있는 이해상충 논란을 피하기 위해 기권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APG가 이번 임시주총에서 고려아연 이사회 측 후보들에게 찬성표를 던진 것은 지난해 주총 당시 의결권 행사와 대비된다.
APG는 지난해 1월 임시주총에서 고려아연 측 이사 후보 7명 전원에 반대하고 영풍·MBK 측 후보 14명 전원에 찬성했다. 같은 해 3월 정기주총에서도 고려아연 측 후보 5명 전원에 반대하고 영풍·MBK 측 후보 일부에 찬성했다.
박 후보는 지난 6월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후보로 추천된 뒤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고려아연 이사회의 독립성 문제를 제기해 왔다. 지난 9일 임시주총에도 주주 대리인으로 참석해 현 지배구조에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APG가 박 후보 안건에는 기권하면서 고려아연 이사회 추천 후보들에게는 찬성한 것은 안건별 판단을 달리한 결과로 해석된다. 박 후보의 경우 APG 전직 임원이라는 점이 고려됐을 수 있는 반면, 다른 후보들에 대해서는 경력과 전문성, 이사회 구성 등을 기준으로 표결했을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박 후보 안건은 APG 전직 임원이 직접 후보로 오른 사안인 만큼 이해상충 논란을 고려해 기권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른 후보들에 대해서는 경력과 전문성, 이사회 구성 등을 개별적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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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승용 기자
lsy2665@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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