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최윤범 고려아연, 5년 내 제품 30종 승부수···'주기율표 확장' 가속

산업 중공업·방산

최윤범 고려아연, 5년 내 제품 30종 승부수···'주기율표 확장' 가속

등록 2026.09.28 14:49

신지훈

  기자

52년간 이어온 기술력으로 제품 다각화미국 통합제련소 건설로 글로벌 입지 확대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지속성장 강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4월 1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의 제련소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제공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4월 1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의 제련소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제공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향후 5년간 현재 20여종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30여종으로 확대하겠다는 중장기 성장 비전을 제시했다. 52년간 축적한 제련 기술과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핵심광물 회수·정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특정 금속 가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시장 변동성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을 새로운 글로벌 성장 축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열한 번째 서한에서 이 같은 내용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최 회장은 서한에서 지난 9일 열린 임시주주총회 결과에 대한 감사의 뜻을 먼저 전했다. 그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변함없는 지지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주주 여러분의 지지와 신뢰는 지배구조 개선과 전략 사업 실행, 지속가능한 기업가치 제고라는 과제를 흔들림 없이 이어갈 수 있는 힘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결과에 담긴 주주 여러분의 뜻을 깊이 새기며, 앞으로도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의 핵심 경쟁력으로 52년간 축적해 온 제련 기술과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역량을 꼽았다. 주력 금속을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제련업계가 폐기물로 처리하던 부산물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굴해 제품화하는 방식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년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가 생산하는 금속과 소재 및 부산물은 12종에서 현재 20여종으로 늘었다"며 "이는 우연이 아니라 52년간 이어온 일관된 선택의 결과이며, 그 선택의 기준은 분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대부분의 제련 기업은 주력 금속만을 회수하고 나머지 성분은 잔재나 폐기물로 처리한다"며 "반면 고려아연은 많은 제련 기업이 외면한 폐기물에서 회수와 정제 가능성을 찾아 이를 제품화하고, 주기율표 전반에서 가치를 확보하는 사업을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은 앞으로도 이어진다. 고객 수요와 시장 변화에 맞춰 회수·정제 가능한 원소를 발굴하고, 새로운 제품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사업 기반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최 회장은 "제품 포트폴리오의 확장은 지금도 진행 중"이라며 "고객과 고객의 니즈,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경쟁력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 탐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5년간 현재 20여종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30여종으로 확대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제품 다각화는 특정 금속 가격에 대한 실적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고려아연은 2025년 안티모니 등 핵심광물 가격 상승의 수혜를 입었으며, 2026년 상반기에는 고도화된 정제 공정에서 회수한 은과 금이 사상 최대 실적을 뒷받침했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는 아연과 구리, 황산, 반도체용 초고순도 황산 등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이러한 전략을 '주기율표 룰렛 전략'이라고 표현했다. 특정 금속의 가격 상승을 예측하거나 하나의 제품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는 대신, 다양한 원소에서 가치를 회수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해 시장 변화에 대응한다는 의미다.

그는 "고려아연의 전략은 다음에 상승할 제품을 예측하는 데 있지 않다"며 "더 다양한 원소에서 가치를 회수할 기술력을 확보해 룰렛이 어디에 멈추더라도 그곳에서 가치를 포착할 수 있는 전략을 택해 왔다"고 밝혔다.

미국 내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도 고려아연의 새로운 글로벌 성장 축으로 제시했다. 50여년간 축적한 독자 기술과 운영 역량에 전략적 파트너십, 미국 정부의 정책적·재정적 지원을 결합해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입지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최 회장은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성공을 위해서는 자본뿐 아니라 사업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경영 체계와 운영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젝트 크루서블 규모의 사업은 자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리더십의 연속성과 일관된 의사결정, 오랜 시간에 걸쳐 몸에 익은 운영 노하우, 흔들리지 않는 재무 원칙, 정부와 전략적 파트너로부터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가 함께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임시주주총회 결과와 관련해서는 주주들의 지지와 신뢰를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로 연결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지배구조 개선과 전략 사업 실행을 통해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취지다.

최 회장은 "이번 임시주주총회 결과에는 주주 여러분의 신뢰와 기대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며 "원칙에 따른 실행과 지배구조 개선,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로 고려아연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고려아연이 확인하고 증명한 사실이 있다. 이 산업의 가치는 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있다는 점"이라며 "이를 남보다 먼저 알아보고 회수해 주주 여러분을 위한 지속가능한 가치로 전환하는 일이 곧 고려아연의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