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사격통제·조준경 수주로 이어져폴란드 현지 생산·정비로 후속 사업 확대
현대로템의 K2 전차 수출이 늘면서 국내 방산업체로 이어지는 후속 수주도 커지고 있다. 완성 전차를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사격통제시스템과 조준경 등 핵심 전자장비 공급으로 수주가 확산되면서 K2 수출이 국내 방산업계 전반의 일감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지난달 11일과 23일 현대로템과 두 차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품목과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각각 한화시스템 지난해 연결 매출의 2.5% 이상 규모다. 2025년 매출 3조6642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계약당 최소 916억원, 두 건을 합치면 최소 1832억원이다.
두 계약이 K2 관련 물량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한화시스템이 현대로템의 K2 수출 때마다 사격통제시스템과 조준경 등을 공급해온 만큼 업계에서는 K2 관련 전자장비 물량일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K2 수출과 한화시스템의 수주는 이미 여러 차례 맞물렸다. 한화시스템은 2023년 폴란드 K2 1차 수출 물량에 탑재되는 사격통제시스템을 2574억원에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폴란드 K2 2차 이행계약 물량인 K2GF에 들어가는 조준경 등을 2031억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K2에는 전차장 조준경과 포수 조준경, 사격통제컴퓨터 등 핵심 전자장비가 들어간다. 한화시스템은 30여년간 K2를 비롯한 지상무기체계의 사격통제시스템을 개발·공급해왔다. 전차 수출이 늘면 완성품뿐 아니라 전차마다 탑재되는 전자장비와 관련 부품의 공급 물량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K2의 수출 물량 자체도 커지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8월 폴란드 군비청과 약 8조9800억원 규모의 K2 2차 이행계약을 체결했다. K2GF 116대를 2027년까지 추가 공급하는 내용이다. 대규모 후속 물량이 확보되면서 K2에 참여하는 국내 협력업체의 수주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K2 사업은 전차 납품에서 끝나지 않는다. 현대로템은 폴란드 맞춤형 K2PL을 2028년부터 현지 생산할 계획이다. 올해 4월에는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 산하 부마르 와벤디와 K2PL 및 구난전차의 현지 생산·정비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현지 생산이 시작되면 K2의 사업 영역은 정비와 후속군수지원으로도 넓어질 수 있다. 현대로템은 K2PL에 전후방카메라와 관성항법장치 등 일부 장비를 폴란드산으로 적용하는 '폴리쉬 솔루션'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에서 공개한 K2PL에도 현지 업체가 제작한 임무장비가 적용됐다.
현지 조달이 늘더라도 핵심 전자장비까지 공급망이 바뀌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사격통제시스템과 조준경 등 국내 업체가 경쟁력을 가진 분야의 공급망이 유지되면 현지 생산 물량에도 국내 업체가 참여할 여지가 있다. 정비·후속군수지원과 성능개량 사업까지 이어질 경우 K2 수출로 확보한 국내 업체의 사업 기반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장원준 전북대학교 첨단방산학과 교수는 "K2가 폴란드에 수출되면 한화시스템 등 국내 협력업체가 부품을 공급하기 때문에 간접수출에 따른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며 "단순히 현지 업체로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을 만들거나 기술지원·MRO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야 국내 부품업체도 장기적으로 글로벌 방산 밸류체인에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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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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