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 이익 성장 기대감은 유효공급 제약에 D램 가격 강세 지속 전망실적 지속성 확인이 주가 회복의 관건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분기 가파른 조정을 받았다. 인공지능(AI) 투자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와 데이터센터 규제 등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실적 개선 전망에도 주가는 좀처럼 힘을 받지 못했다.
그동안 주가 하단을 받쳐온 대규모 자사주 매입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당초 예정한 매입 물량의 상당 부분을 소화하면서 4분기에는 자사주를 통한 수급 대신 메모리 가격과 HBM 수요, 추가 주주환원이 주가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전 20%·하이닉스 33%↓···자사주 매입도 막바지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7월 1일 33만4000원에서 전날 26만8500원으로 3분기 내 19.6% 하락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265만원에서 177만6000원으로 33.0% 떨어졌다.
두 종목 모두 상반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뒤 3분기 들어 상승 탄력이 크게 둔화됐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이끌었던 데이터센터 사업을 놓고 전력 확보와 투자비 부담 등이 부각된 데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연결과 비용 부담을 둘러싼 규제가 강화된 점도 투자심리를 흔들었다.
주가 조정을 방어했던 자사주 매입도 끝을 향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KIND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자사주 5180만주를 약 13조6148억원에 취득했다. 당초 신고한 5328만5968주의 97.21%를 채운 것으로 남은 물량은 약 149만주다.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20일부터 9월30일까지 1775만주를 약 30조9733억원에 취득했다. 신고 물량 2407만주의 73.74%에 해당하며 앞으로 매입해야 할 물량은 632만주가량이다.
두 회사의 자사주 취득 목적과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시장에서 회사의 직접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점은 같다. 특히 삼성전자는 신고 물량의 3%도 남지 않은 만큼 4분기에는 자사주 매입에 따른 수급 효과가 이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주가가 다시 상승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실적뿐 아니라 추가 주주환원이나 메모리 업황에 대한 확신이 필요해진 셈이다.
실적 눈높이는 여전···4분기 변수는 메모리·주주환원
실적 전망 자체는 여전히 견조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매출액 컨센서스는 732조9384억원, 영업이익은 384조798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9.7%, 782.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도 매출액은 올해보다 30.6% 늘어난 957조2510억원, 영업이익은 43.6% 뛴 552조6835억원으로 전망됐다.
SK하이닉스도 가파른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올해 매출액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252.5% 증가한 342조4627억원, 영업이익은 459.0% 늘어난 263조8857억원이었다.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509조2018억원, 400조1405억원으로 올해보다 48.7%, 51.6%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론의 실적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4분기 매출 542억3000만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고 다음 분기 매출 전망치로 615억달러를 제시했다. 장기공급계약 규모도 지난 6월 220억달러에서 320억달러로 늘었다. 마이크론은 2027~2028 회계연도에도 메모리 수급이 타이트하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사주 매입 종료 이후 추가 주주환원도 주가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전체 주주환원 규모를 약 90조~110조원으로 예상하고 3분기에 정규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규모는 이달 말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SK하이닉스 역시 3분기 실적 발표 때 자사주 소각과 배당 등을 포함한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공개할 계획이다.
3분기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메모리 업황과 실적 성장세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면서 증권사들의 눈높이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45만원~53만원 수준, SK하이닉스의 경우 270만원~340만원 선에서 각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제시한 상태다. 증권사들은 최근 주가 조정에도 목표주가를 변동없이 유지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메모리 업황이 좋아지면서 이익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에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에 활용할 수 있는 여력도 커질 것"이라며 "실적 개선에 주주환원까지 더해진다면 주가도 다시 평가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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