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회사 이사회 주주영향·보호방안 등 5대 의무 부과물적분할 자회사 주주동의 필수···일반 자회사 심사 강화상폐 실질심사 엄격 적용···법원 결정 후속조치도 검토

한국거래소가 중복상장 문턱을 높이고 좀비기업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제도 강화에 나선다. 최근 법원이 상장폐지에 제동을 건 시가총액 기준 미달 기업의 경우 후속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6일 한국거래소가 개최한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코스닥 정책 세션에서 전영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장부 상장제도팀 과장은 중복상장 제도 개선 방향을 설명하며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의 취지는 '이렇게 하면 중복상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원칙 금지, 예외 허용"이라고 밝혔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시가총액 기준 국내 중복상장 비중은 약 18.4%로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거래소는 중복상장 과정에서 모회사 일반주주의 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중복상장을 추진하는 모회사 이사회에는 ▲주주 영향 평가 ▲주주 보호 방안 마련 ▲주주 소통 ▲이사회 찬반 결의 ▲의무 이행 내용 공시 등 5대 의무가 부과된다.
주주 영향 평가에서는 자회사 상장이 기존 모회사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따져야 한다. 주주 보호 방안으로는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을 검토할 수 있다. 주주 소통을 거쳐 이사회가 중복상장 추진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의한다.
의사결정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도 구성해야 한다. 특별위원회는 독립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독립이사와 외부 전문가가 전체 위원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도록 했다.
특히 물적분할 자회사가 상장을 추진할 경우 모회사 주주 동의가 필수다. 주주 동의 과정에서는 3% 이내의 의결권만 인정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물적분할이 아닌 일반 자회사는 주주 동의를 받지 못해도 상장이 바로 제한되지는 않는다. 매출과 영업이익, 자산이 모두 모회사의 10% 이하인 저비중 자회사는 주주동의 절차가 면제될 수 있다.
전 과장은 "주주동의를 받는 경우 주주 보호 절차를 다 했다고 추정하고 동의를 받지 못했다고 해서 아예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주주동의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심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자회사의 영업·경영 독립성과 모회사 이사회의 5대 의무 이행 여부, 주주 보호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한다. 기존 모회사 주주에게 불가피한 손해가 발생하는지도 살펴 관련 요건을 엄격하게 충족한 경우에만 중복상장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중복상장 관련 의사결정 과정은 한꺼번에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별로 공시한다. 주주가 각 단계의 의사결정 과정을 순차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전 과장은 "회사의 공식적인 공시 채널을 통해 단계별 의사결정 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의무를 위반하면 제재도 뒤따른다. 이사회 의무 위반 시 상장계약 위약금이나 매매거래 정지가 적용될 수 있다. 공시 의무를 어기면 제재금과 공시 벌점이 부과되며 벌점이 누적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사유가 될 수 있다. 중요한 내용을 고의로 누락하면 즉시 실질심사 사유가 될 수도 있다.
상폐 심사 강화···법원 결정 후속조치도 검토
이날 세션에서는 한계기업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제도도 함께 다뤄졌다. 오재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장관리부 팀장은 상장폐지 실질심사의 핵심 기준으로 영업 지속성과 재무 건전성, 경영 투명성을 제시했다.
실질심사는 횡령·배임이나 주된 영업 정지 등 특정 사유를 계기로 심사에 착수한 뒤 기업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제도다.
오 팀장은 "실질심사 사유는 실질심사를 하기 위한 하나의 트리거"라며 "실질심사에 들어온 모든 기업은 영업과 재무, 경영 투명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상장폐지 결정 이후 기업들의 법적 대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 팀장은 실질심사를 거쳐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상당수 기업이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까지 실질심사와 관련해서는 소송이 진행되더라도 결론이 뒤바뀌어 상장폐지된 기업이 다시 살아나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2일 코스피 상장사 주연테크와 코스닥 상장사 케이엠제약이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낸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각각 인용했다. 법원은 시가총액 기준 미달 기업에 이의신청과 소명 기회를 주지 않은 점과 상향된 기준의 적용 시기를 앞당긴 점 등을 문제로 판단했다.
형식적 상장폐지와 관련해서는 최근 법원 결정에 따른 후속조치가 검토되고 있다. 김성천 한국거래소 공시부 팀장은 "후속조치를 상장부에서 추진하고 있는데 아직 내부 보고 중이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조만간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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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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