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5차서 발사통제 직접 운용···6차부터 자체 단 조립 예정HD현대·KAI·LG·SK하이닉스 참여···우주산업 민간 전환 가속제작·조립·발사대 운용까지 역할 확대···상업 발사 기반 다져
정부 연구기관이 만들고 쏘던 누리호가 민간기업의 발사체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5차 발사에서 기업들이 제작·조립·발사대 운용과 위성·반도체 부품 실증까지 참여한 데 이어, 6차부터는 민간이 발사체 각 단 조립과 발사 관제를 더 넓게 맡는다. 누리호가 국가 연구개발 사업을 넘어 민간 주도 우주수송 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을지 가늠할 시험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누리호는 전날 낮 12시 25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5차 발사에 성공했다. 주탑재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5기와 큐브위성 9기를 목표 궤도에 투입했다. 당초 탑재된 큐브위성은 10기였으나 쿼터니언의 위성 1기는 사출관 이상으로 분리되지 않았다.
이번 5차 발사는 발사체 제작과 발사 운용을 민간에 단계적으로 이양하는 과정에서 기업 역할이 한층 확대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5호기 제작을 총괄하는 체계종합기업 역할을 맡았다. 약 300개 참여 기업의 제작 일정과 품질을 관리하는 한편 발사 운용에도 직접 참여했다.
한화 인력 23명은 발사통제센터(LCC) 발사체 관련 콘솔 22개 중 20개 업무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18명은 콘솔을 직접 운용했다. 임무지휘센터와 발사대, 발사체 이송 안전 업무 등을 포함하면 한화 인력 42명이 이번 발사 운용에 투입됐다.
발사체와 발사대 분야에서도 기업별 역할 분담이 이뤄졌다. HD현대중공업은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 시스템을 설계·제작·구축하고 발사 전 점검과 운용을 지원했다. KAI는 한화의 위탁을 받아 1단 추진체 제작과 엔진 4기 클러스터링, 총조립을 맡았다. 현대로템은 추진기관 성능을 검증하는 시험설비를 구축했다.
위성에 탑재된 부품에도 민간 기술이 적용됐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을,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팩을, LG전자는 파워 모듈·자세제어 구동기·통신 안테나를 각각 공급했다. SK하이닉스는 항우연의 국산 소자·부품 우주검증위성 2호에 반도체 소자를 탑재해 우주방사선 환경에서 성능 검증에 나섰다.
올해 발사가 지난해 4차와 달라진 지점은 한화의 발사 운용 참여가 확대됐다는 점이다. 4차에서는 항우연이 발사통제센터 콘솔을 직접 운용하고 한화 인력이 절차를 익혔다. 이번에는 항우연의 관리·감독 아래 한화 인력이 다수 콘솔을 직접 맡았다. 민간이 제작을 넘어 발사 현장 운용 경험을 축적하기 시작한 것이다.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누리호 6차 발사에서는 한화의 역할이 더 커진다.
한화는 전남 순천에 구축한 약 6만㎡ 규모 발사체 제작시설에서 1·2·3단을 각각 조립한 뒤 해상으로 나로우주센터에 옮길 계획이다. 나로우주센터에서는 각 단 결합과 점검, 탑재위성 장착 등 발사 직전 최종 조립 작업을 진행한다.
발사 운용에서도 한화는 항우연으로부터 이전받는 발사통제센터 콘솔 대부분을 운용할 예정이다. 다만 6차에서도 전체 발사 운용 총괄은 항우연이 맡고, 민간은 이전받은 제작·관제 업무의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힌다.
다른 기업들도 누리호 참여 경험을 통해 후속 사업으로 연결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항우연의 '차세대발사체 발사대시스템 상세설계 기술용역'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누리호 발사대 구축과 운용 경험을 차세대발사체와 제2우주센터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KAI와 현대로템도 발사체 조립·시험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KAI는 반복 발사를 거치면서 대형 구조물 제작과 조립 역량을 높이고 있고, 현대로템은 대한항공 등과 재사용 발사체용 35t급 메탄엔진 핵심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누리호 사업에서 확보한 제조·시험 역량을 차세대 발사체 분야로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LG 계열사 부품은 큐브위성에서 약 60일간 순차적으로 작동 시험을 거친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도 우주방사선 환경에서 성능과 신뢰성을 검증한다. 발사체 기업 중심이던 누리호 참여 생태계가 발사대와 조립, 위성체, 전자·반도체 부품으로 넓어지고 있다.
누리호 6차에서 민간기업의 자체 단 조립과 관제 운용이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국내 우주산업이 연구기관 주도 개발을 넘어 민간 주도 생산·발사 서비스로 옮겨갈 수 있을지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발사체·발사대·위성체·핵심 부품 기업이 반복 발사 과정에 참여해 실증 이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며 "누리호가 지속적으로 발사돼야 기업들도 인력과 설비 투자를 이어가고 상업 발사 시장 진출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뉴스웨이 이승용 기자
lsy2665@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