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두산에너빌리티, 美 가스터빈 공급 '첫발'···엔시날 수주 이어질까

산업 중공업·방산

두산에너빌리티, 美 가스터빈 공급 '첫발'···엔시날 수주 이어질까

등록 2026.10.08 18:15

김제영

  기자

올해 상반기 누적 북미 가스터빈 12기 수주H급 18기 중 7기 확보···글로벌 경쟁력 입증스페이스XAI 공급 시작, 미국 레퍼런스 확대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스페이스XAI에 가스터빈을 공급하며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에서 가스터빈 공급 실적을 쌓기 시작하면서 향후 대형 발전 프로젝트로 수주를 확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미국 스페이스XAI에 공급하는 380MW급 가스터빈(DGT6-300H) 제작을 완료하고 출하식을 개최했다. 해당 가스터빈은 스페이스XAI가 미국에서 추진하는 에너지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에 활용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출하를 계기로 글로벌 AI 기업의 공급망 진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AI 기업이 추진하는 미국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에 가스터빈을 공급하면서 미국 내 실제 공급 레퍼런스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미 미국에서 가스터빈 공급 실적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 IR 자료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상반기까지 북미에서 가스터빈 12기와 스팀터빈 6기를 수주했다. 이 가운데 북미 데이터센터향으로만 가스터빈 7기와 스팀터빈 2기를 수주했다.

특히 올해 미국에서 발주된 대형 H급 가스터빈 18기 가운데서 7기를 두산에너빌리티가 수주했다. 다른 물량은 경쟁사 G사가 6기, M사가 4기, S사가 1기를 각각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전체 발주 물량의 40%를 확보한 셈이다.

미국 대형 가스터빈 시장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글로벌 원제작사(OEM)들과 나란히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됐다는 의미로 읽힌다. 지난해 국산 가스터빈의 미국 첫 수출에 성공한 이후 공급 실적을 늘리면서 후발주자로서 시장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 단품 공급뿐 아니라 스팀터빈과 장기서비스계약(LTSA)을 묶은 통합 수주에도 나서고 있다. 가스터빈 공급 이후 스팀터빈과 발전기, 장기 유지보수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 장기간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다. 가스터빈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복합화력발전(CCPP) 발주가 늘어날 경우 통합 수주가 가능하다는 전략이다.

미국 가스터빈 시장의 성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신규 발전용량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가스복합발전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 전력수요 증가에 따라 CCPP 발주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가스터빈 공급망이 제한된 상황도 두산에너빌리티에는 기회 요인이다. 미국에서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시설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터빈의 납기를 단축하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공급업체를 다변화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업계의 관심은 다음 대형 발전 프로젝트로 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텍사스 주 엔시날에서 추진되는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가 꼽힌다.

엔시날 프로젝트는 한국의 대미 투자와 연계된 1호 대형 에너지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223억달러 규모다. 가스터빈 발전 1.4GW와 가스복합발전 5GW 등 총 6.4GW 규모의 발전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2032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엔시날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가스터빈 공급 물량이나 일정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 시장에서 대형 가스터빈 공급 실적을 쌓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제 발주가 이뤄질 경우 수주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엔시날 가스터빈 공급사로 참여하게 되면 미국 내 대형 발전 프로젝트 레퍼런스를 한층 강화할 수 있다. 이미 미국에서 H급 가스터빈을 수주하며 글로벌 OEM들과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후속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북미 발전사업에서 '첫 공급→대형 프로젝트→추가 수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가스터빈은 실제 운전 실적과 공급 이력이 후속 수주에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며 "이미 미국 H급 가스터빈 시장에서 글로벌 OEM들과 수주 물량을 나눠 가지며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대형 발전 프로젝트에서 존재감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