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절차 돌입···삼성·SK·LG 늦어도 내달 마무리삼성 겸직 체제·SK CEO 인사 시점 등 시장 주목
한화와 HD현대를 선두로 주요 그룹의 연말 인사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관세와 지정학적 리스크, 인공지능(AI)·미래차 전환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연말까지 조직을 정비하고 새해부터 곧바로 실행에 들어가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SK, LG 등 주요 그룹은 임원 평가와 계열사별 사업 보고 등 연말 인사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삼성은 이달 말까지 임원 평가를 마무리한 뒤 11월 마지막 주를 전후해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삼성 인사의 관심사는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S부문장 부회장과 노태문 대표이사 겸 DX부문장 사장이다. 각각 겸직하고 있는 메모리사업부장과 MX사업부장 자리를 별도로 둘지 여부다. DS부문은 메모리 사업이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사업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사업부끼리의 온도 차가 크다. DX부문도 올해 2분기부터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회복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SK그룹은 올해도 CEO 인사를 예년보다 앞당길 가능성이 크다. SK는 매년 12월 초 실시하던 CEO 인사를 지난해는 SK가 00 하는 APEC 일정 앞전인 10월 말로 당겼고, 올해도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 수장들이 참석하는 CEO 세미나는 11월 12~14일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에도 CEO 인사를 먼저 마친 뒤 새 경영진이 CEO 세미나에서 이듬해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올해 역시 인사가 먼저 이뤄질 경우 새 CEO들이 직접 내년 사업 계획을 짜게 된다. 조직 개편은 이후인 12월 초 발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LG그룹은 이달부터 계열사별 사업 보고를 진행한 뒤 11월 말 정기 인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와 LG이노텍, LG화학,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등 주요 계열사 CEO가 최근 잇달아 교체된 만큼 올해는 큰 폭의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전망이다.
통상 4대 그룹 가운데 가장 늦은 12월 중순께 정기 인사를 실시해온 현대차그룹은 올해 인사 시점을 앞당길지 주목된다. 미국 관세 대응과 중국 업체의 공세, 미래차 전환 등 굵직한 현안이 쌓여 있는 만큼 조직을 조기에 정비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과거에도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해 대표이사와 사장단 인사를 11월에 앞당겨 단행한 바 있다.
LS그룹도 예년보다 한 달가량 빠른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 통상 11월 말 실시하던 정기 인사를 올해는 창사기념일인 11월 11일 이전에 마무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새 경영진이 연말부터 내년 사업계획과 조직 정비에 바로 나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미 인사를 끝낸 그룹도 있다. 한화는 지난 8월 김동관 부회장의 수석부회장 승진을 포함한 주요 경영진·대표이사 인사를 실시한 데 이어 지난 1일 임원 인사까지 마쳤다. 지난해보다 임원 인사 시점을 한 달가량 앞당겼다.
HD현대는 지난 7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계열사 합병을 앞두고 인사를 10월 중순으로 당긴 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다시 열흘가량 빨랐다.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부회장을 조선사업 총괄 부회장으로 선임하며 조선 사업의 지휘 체계를 강화했다.
재계에서는 올해 인사의 특징을 단순한 조기 인사보다 '선(先)인사·후(後)전략'으로 보고 있다. 관세와 지정학적 리스크, AI와 미래차 등 산업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새 경영진에게 빠르게 내년 사업 계획을 맡기고, 새해부터 바로 실행에 들어가려는 흐름으로 분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맞춰 새 경영진이 내년 사업 계획을 직접 짜고 조직을 정비하기 위해 인사를 앞당기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며 "단순한 성과 보상이나 세대교체보다는 사업별 책임자를 미리 정하고 대응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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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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