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할일은 계속 쌓이는데...LH, 공급 확대 앞두고 인력 공백 심화

부동산 부동산일반

할일은 계속 쌓이는데...LH, 공급 확대 앞두고 인력 공백 심화

등록 2026.10.12 15:10

주현철

  기자

정원·현원 격차 604명···인력 공백 확대공급 인력 보강에도 현원 감소···업무 부담 가중공급 확대·조직개편 동시 추진···실행력 시험대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정부가 공공주택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공급 실행을 맡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인력난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주택 공급 업무가 늘어나는 가운데 기존 임대주택 관리 대상까지 확대되면서 인력 운용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조직 개편까지 추진되는 상황에서 인력 확충과 재배치 방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책 목표를 차질 없이 이행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LH 국정감사에서도 인력 부족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다. 이성훈 LH 사장은 사업 규모 확대에 따른 인력 확충 계획을 묻는 질의에 "사업 물량이 늘어났고 사업 종류도 굉장히 복잡해졌다"며 "대규모로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와 인력 확충 계획을 협의하고 있으며, 정부에 적극적인 증원을 요청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LH의 인력 현황을 보면 업무 확대와 인력 기반 사이의 간극이 드러난다. 올해 6월 기준 LH 정원은 8939명, 현원은 8335명으로 정원보다 실제 근무 인원이 604명 부족했다. 정원·현원 격차는 2024년 말 74명에서 1년 반 만에 8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현원 역시 2021년 말 9284명에서 올해 6월 8335명으로 949명 감소했다. 지난해 말 8289명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소폭 늘었지만, 2021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1000명 가까이 적은 수준이다.

LH가 인력 보강에 나서지 않은 것은 아니다. LH는 기존 인력 재배치와 신입 인력 배치 등을 통해 공급 관련 업무에 정규직 332명을 보강했다. 분야별로는 보상 108명, 신축 매입임대 90명, 착공·인허가 78명, 도심정비 56명 순이다. 보상과 인허가, 매입 등 주택 공급의 주요 단계에 인력을 집중 배치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전체 인력 규모가 과거보다 줄어든 상황에서 일부 공급 분야에 인력을 집중 배치하는 방식만으로 업무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토지 보상은 토지와 지장물 조사, 감정평가, 소유자와의 보상 협의 등을 거쳐야 한다.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수용재결이나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어 단기간에 인력을 투입한다고 곧바로 사업 속도가 개선되기는 어렵다.

LH는 정규직 증원을 최소화하는 대신 사업별 물량과 추진 시기에 따라 필요한 인력을 산정하고 기간제 근로자 채용과 용역 활용 등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주택 공급 사업은 토지 보상과 인허가, 설계, 공사 등 여러 단계가 맞물려 있어 단순히 인원을 늘리는 것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사업별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적기에 배치하고 업무가 집중되는 현장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직 개편도 변수로 떠올랐다. 정부는 LH의 택지개발·주택건설 기능과 임대주택 관리·주거복지·자산비축 기능을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직을 나누는 과정에서 인력과 예산을 어떻게 배분할지, 공급과 주거복지 기능별로 필요한 전문 인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조직 개편이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보다 인력 재배치와 업무 인수인계에 따른 부담을 키우지 않도록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LH는 올해 전국 9만6000가구, 이 가운데 수도권 8만6000가구의 착공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국감에서 제시했다. 공공택지의 인허가와 보상 절차를 병행해 착공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목표 물량을 제시하는 것만으로 공급 속도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보상과 인허가, 건설 관리, 입주 이후 유지보수까지 각 단계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이 적기에 배치돼야 실제 공급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이번 국감에서 제기된 인력난은 단순한 결원 관리 문제를 넘어 LH의 공급 실행력과 직결되는 과제다. 정부가 공공주택 공급 확대를 요구하는 동시에 조직개편을 추진하는 만큼, 적정 인력 규모와 직무별 배치 기준, 기간제 인력 활용의 한계, 임대주택 유지보수 인력 확충 방안까지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급 목표를 높이는 것과 이를 실제로 수행할 조직의 역량을 확보하는 작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성훈 LH 사장도 이날 국감에서 인력 충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늘어난 사업 물량과 복잡해진 사업 종류를 소화하기 위해 대규모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와 기획재정부에 대규모 인력 충원안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