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잉여금 배당으로 활용하며 매각설 반복···지난해 배당성향 281%상반기 순이익 1208억원·지급여력비율 232.4%···수익성·건전성 강점신한금융·한국투자금융 주요 보험사 인수로 원매자 찾기 쉽지 않을 듯
메트라이프생명이 본사를 이전하며 한국 시장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지만 외국계 보험사들이 직면한 성장성 한계와 규제 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안정적인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갖춘 메트라이프생명 역시 대규모 배당을 계기로 매각설이 반복되는 가운데 높은 몸값과 제한적인 원매자 풀이 실제 매각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G1 Seoul로 본사를 이전했다. 단순한 업무 공간 이동을 넘어 임직원 간 소통과 협업을 강화하고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 기반을 다지겠다는 취지다.
새 사옥은 'MetLife Village' 콘셉트로 조성됐다. 개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과 협업·커뮤니케이션 공간을 유기적으로 배치해 부서 간 연결성을 높이고 창의적인 업무 환경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메트라이프생명은 글로벌 금융그룹 메트라이프의 한국 자회사로 1989년 설립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 총자산은 약 34조원으로 외국계 생명보험사 가운데 중소형사에 속한다. 해외 본사의 자산운용 역량을 바탕으로 변액보험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적도 양호하다. 메트라이프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208억원으로 전년 동기 726억원보다 66.4% 증가했다. 지급여력비율은 232.4%로 전년 동기 332.5%보다 100.1%p(포인트) 하락했지만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30%를 크게 웃돌았다. 수익성과 건전성 측면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메트라이프생명은 주요 외국계 보험사들과 함께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잠재적 매물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인수를 추진했던 사례가 있으며 AXA손해보험 역시 교보생명이 인수 의지를 밝히면서 외국계 보험사들의 국내 사업 재편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을 둘러싼 매각설의 배경으로는 대규모 배당이 꼽힌다. 메트라이프생명은 2025년 당기순이익 1351억원을 기록하고 3798억원을 배당했다. 2024년에도 순이익 1298억원에 배당금 3976억원을 지급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메트라이프 UK 매니지먼트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배당을 통해 국내 이익이 해외 주주에게 이전되는 구조다.
보험업계에서는 이처럼 이익잉여금이 사업 확대보다 배당에 집중적으로 사용될 경우 대주주의 자본 회수나 사업 재편 가능성을 의심하는 시각이 나온다. 과거 ING생명(현 신한라이프)과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도 매각을 앞두고 배당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메트라이프생명의 자본 정책 역시 시장의 관심을 받아왔다.
외국계 보험사들이 국내 사업 환경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도 잠재적인 변수다. 보험업계에서는 정부 교체에 따라 감독·규제 환경이 달라질 때마다 글로벌 본사에 국내 정책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 역시 외국계 보험사의 사업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메트라이프생명의 매각이 현실화하려면 가격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과 재무건전성은 매물로서의 매력을 높이는 요소지만 동시에 매각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기도 하다.
최근 신한금융지주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롯데손해보험은 자산 규모가 약 14조원으로 자본 확충 부담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서도 매각 가격이 약 7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총자산 규모가 롯데손해보험의 두 배를 웃도는 데다 수익성과 건전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갖춘 만큼 시장에서 기대하는 매각 가격이 상당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잠재적 인수 후보군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변수다. 보험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신한금융지주는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투자금융지주도 KDB생명 인수를 추진하기로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보험사 인수 여력이 있는 곳들은 이미 관련 거래를 추진하거나 사업 재편에 나선 상황"이라며 "메트라이프생명이 매물로 나오더라도 높은 기업가치를 감당하면서 적정 가격을 제시할 원매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메트라이프생명 측은 매각설과 관련해 "매각 이슈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린든 올리버 메트라이프 아시아 사장은 이번 본사 이전에 대해 "메트라이프생명이 30년 넘게 한국 고객과 함께해 온 여정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이자 한국 시장에 대한 당사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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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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