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투숙 넘어 미식가 성지로···신라호텔, 라 리스트 5년째 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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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숙 넘어 미식가 성지로···신라호텔, 라 리스트 5년째 석권

등록 2026.10.14 15:21

양미정

  기자

수십 년간 조리 기술과 설비 투자라연, 프랑스서도 한국의 맛 전파표준화된 레시피로 고객 만족 실현

사진=서울신라호텔사진=서울신라호텔

서울신라호텔이 한식·중식·일식·프렌치를 아우르는 식음 경쟁력을 바탕으로 호텔의 방문 수요를 넓히고 있다. 수십 년간 축적한 조리 기술에 시설 투자와 메뉴 개발을 더해 레스토랑을 독립적인 방문 목적이 되는 공간으로 키운 결과다. 숙련된 셰프의 경험을 후배에게 전수하고 조리법을 표준화한 운영 체계가 국제 미식 평가에서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기반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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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서울신라호텔이 다양한 식음 경쟁력을 바탕으로 방문 수요 확대

조리 기술, 시설 투자, 메뉴 개발 통해 레스토랑을 독립적인 방문 목적지로 발전

숫자 읽기

서울신라호텔의 '라연', '콘티넨탈', '아리아께', '팔선'이 '라 리스트 2027 글로벌 1000대 레스토랑'에 선정

네 곳이 동시에 명단에 오른 것은 5년째

자세히 읽기

콘티넨탈은 국내 프렌치 요리 역사와 함께해온 업장

미쉐린 가이드에서 음식과 공간, 고객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 평가

팔선의 후덕죽 셰프는 불도장을 한국식으로 개발해 대표 메뉴로 정착

맥락 읽기

라연은 한식을 국제 파인다이닝으로 소개하는 핵심 업장

레시피 표준화 통해 맛의 일관성 유지

신라호텔의 식음 경쟁력은 셰프의 경력과 기술 전수가 결합된 결과

향후 전망

서울신라호텔의 식음업장 경쟁력은 호텔 브랜드 가치 상승에 기여

국제 미식 평가 이력은 해외 고객에게 호텔을 알리는 자산으로 활용

1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신라호텔의 한식당 '라연', 프렌치 레스토랑 '콘티넨탈', 일식당 '아리아께', 중식당 '팔선'이 '라 리스트 2027 글로벌 1000대 레스토랑'에 선정됐다. 네 곳이 동시에 명단에 오른 것은 5년째다. 라연은 2017년 처음 등재됐으며 콘티넨탈과 아리아께는 2019년부터, 팔선은 2023년부터 이름을 올렸다.

서울신라호텔의 식음 경쟁력은 오랜 기간 주방에서 쌓은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 호텔 개관과 함께 문을 연 콘티넨탈은 국내 프렌치 요리의 역사를 함께해온 업장이다. 미쉐린 가이드는 콘티넨탈의 방문 가치를 설명하면서 음식과 공간뿐 아니라 고객의 작은 필요까지 파악하는 전문적인 서비스를 짚었다. 요리의 완성도에 접객 역량을 더한 호텔 레스토랑의 강점이 드러난 결과다.

중식에서는 후덕죽 셰프가 팔선의 기반을 다졌다. 1977년 호텔신라에 합류한 그는 2019년까지 42년간 근무하며 중국 보양식인 불도장을 한국 고객에게 맞게 개발해 대표 메뉴로 정착시켰다. 조리사 출신으로 호텔신라 임원에 오르기도 했다. 한 주방에서 오랫동안 메뉴 개발과 후배 양성을 이어가며 쌓은 기술이 업장의 자산으로 남은 것이다.

신라호텔 주방에서 성장한 인력은 국내 외식업계로도 활동 영역을 넓혔다. 천상현 셰프는 호텔 중식부에서 근무하다 후덕죽 셰프의 추천으로 1998년 청와대에 들어가 약 20년간 대통령들의 식사를 담당했다. 신라호텔 출신 최유강·조영두 셰프가 함께 만든 '코자차'는 중식과 일식을 결합한 코스로 미쉐린 가이드 2022에서 처음 1스타를 받았다. 호텔 주방이 숙련된 조리 인력을 길러내는 거점으로도 기능해온 셈이다.

시설 투자는 축적된 조리 역량을 새로운 식음 상품으로 구현하는 계기가 됐다. 서울신라호텔은 2006년 로비·레스토랑·연회장을 재단장한 데 이어 2013년 약 7개월간 문을 닫고 대규모 리노베이션을 진행했다. 당시 객실과 라운지, 수영장 등을 포함한 호텔 전체 재단장에 835억원을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콘티넨탈의 정통 프렌치 메뉴를 강화하고 한식당 라연을 개장하며 시설 고급화와 식음 차별화를 병행했다.

라연은 한식을 국제적인 파인다이닝 무대에 소개하는 핵심 업장으로 자리 잡았다. 2013년 개장한 뒤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7년판에서 가온과 함께 국내 첫 3스타를 받았다. 올해 발표된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 2026에서는 2스타에 선정됐다. 전통 한식의 식재료와 조리법을 현대적인 정찬으로 풀어내며 해외 미식가들이 한국 음식을 경험하는 접점을 넓혔다.

라연의 운영에서는 경험의 전수와 메뉴 개발이 함께 이뤄진다. 오랫동안 라연을 이끌어온 김성일 셰프는 지난해 미쉐린 멘토 셰프 어워드를 받았다. 당시 미쉐린 인터뷰에서 호텔 주방에서 37년간 근무했다고 밝힌 그는 후배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메뉴 개발에 참여하는 분위기를 강조했다. 선배의 조리 경험을 이어받으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하는 방식이다.

이를 일정한 품질로 구현하는 장치는 레시피 표준화다. 라연 개장 멤버인 차도영 셰프는 중식과 양식에서 익힌 경험을 한식에 접목했다. '한 큰술'이나 '한 꼬집'으로 표현하던 재료의 양을 저울로 측정해 수치화하고, 여러 조리사가 맡아도 같은 맛을 낼 수 있도록 레시피를 정리했다. 신메뉴도 주방 구성원들이 아이디어를 모은 뒤 라연의 스타일에 맞는지, 다른 조리사가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

이 같은 체계는 개별 셰프의 기량을 업장 전체의 역량으로 축적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능력에 맛의 일관성을 더해야 고객의 재방문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숙련자의 감각을 후배에게 전수하고 재료와 조리 과정을 구체화하면 담당자가 달라져도 품질 편차를 줄일 수 있다. 신라호텔의 식음 경쟁력은 오랜 경력의 셰프와 이들의 기술을 이어가는 운영 방식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의 맛을 소개하는 활동은 해외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외무성 관저에서 열린 라 리스트 10주년 행사에서는 차도영 셰프가 한국 대표로 한식을 선보였다. 떡갈비와 탕평채, 산나물 김밥, 호두 곶감말이, 약과, 도라지정과 등을 카나페로 구성했다. 한국 음식의 특성을 살리면서 현지 행사에서 접하기 쉬운 형태로 바꿔 세계 미식 관계자들에게 소개했다.

식음업장의 경쟁력은 객실 투숙객에 한정된 호텔의 수요 기반을 넓힌다. 레스토랑이 독립적인 방문 목적이 되면 숙박하지 않는 고객에게서도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국제 미식 평가 이력은 해외 고객에게 호텔을 알리는 자산으로 활용된다. 서울신라호텔이 시설 재단장과 셰프 육성, 조리법 표준화를 병행해온 것은 식음업장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호텔 브랜드 가치도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서울신라호텔 관계자는 "이번 선정은 서울신라호텔이 추구해 온 차별화된 미식 경험과 고객 중심 서비스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성과"라며 "세계 수준의 미식 콘텐츠와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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