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LSEG 운영 참여···국내 금융사도 투자 확대자체 체인 구축보다 글로벌 기관·유동성 접점 확보선택적 정보 공유로 기밀 유지···실사용 확대에 집중
캔톤 네트워크가 전통 금융의 온체인 전환을 위한 기반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비자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네트워크 운영에 참여한 데에 이어 국내 금융사들도 투자와 실증에 나섰다. 거래정보와 자산 통제권을 지키면서 글로벌 금융 서비스를 연결하는 구조가 금융권을 끌어들이고 있다.
15일 오전 10시께 가상자산 통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캔톤 네트워크의 자체 코인 캔톤(CC)은 전일 대비 9.8% 하락한 167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약 5조9938억원으로 전체 가상자산 중 21위에 올랐다.
캔톤은 미국 디지털에셋이 개발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다. 금융기관의 자산 발행과 담보 이전, 대금 결제를 지원하는 후방 인프라를 지향한다. 각 기관의 시스템을 하나로 합치는 대신 독립성을 유지한 채 필요한 거래에서 연결하는 방식이다.
자체 체인보다 글로벌 금융망···투자의 전략적 의미
지난해 11월 발행된 캔톤 코인은 대형 기관과의 협력 확대에 따른 기대감에 힘입어 지난 2월 273원까지 상승했다. 이어 캔톤의 개발사 디지털에셋은 6월 3억5500만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앤드리슨호로위츠(a16z)가 주도했으며 아부다비투자청(ADIA) 자회사와 BNP파리바, CME벤처스, 코인베이스벤처스, HSBC, S&P 글로벌, SBI그룹 등이 참여했다.
국내 금융권도 투자에 나섰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4월 디지털에셋과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약 300억원을 투자했다. 신한투자증권과 신한벤처투자도 디지털에셋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기관들이 캔톤을 선택한 이유는 연결성에 있다. 당장 글로벌 기관의 자산·담보·결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사들의 투자도 기술 확보를 넘어 토큰화 자산이 거래될 시장과 유통 채널을 선점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큰화 사업은 자산을 블록체인에 발행한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매입할 투자자와 거래 상대방, 대금을 결제할 서비스가 함께 필요하다. 자산을 디지털로 바꾸는 것과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은 별개의 과제다.
하지만 자체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노드 관리와 업그레이드, 보안 대응뿐 아니라 개발자와 애플리케이션 유치까지 직접 해결해야 한다. 거래할 자산과 초기 유동성을 확보하는 부담도 따른다. 따라서 캔톤의 손을 잡게 되면 기관들이 이미 구축하고 있는 금융 인프라를 공동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이에 실증과 사업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교보생명은 SBI그룹과 캔톤 테스트환경에서 한·일 기관 자금 이전을 검증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4일 캔톤 재단과 국내 금융자산 토큰화 및 기관용 인프라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프라이버시가 기본값···기관별 통제권 유지
캔톤의 글로벌 운영 주체도 늘고 있다. LSEG는 지난달 28일 슈퍼밸리데이터로 합류해 핵심 인프라와 거버넌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비자도 지난 3월 참여를 발표했다. 대형 금융기관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서 나아가 네트워크 운영 방향에 관여하는 구조다.
또 다른 핵심 유인은 정보 보호 측면에 있다. 금융사로서 고객의 보유자산과 거래 상대방, 주문 규모는 외부에 공개하기 어렵다. 기관 간 계약 조건과 담보 포지션 역시 영업기밀이자 투자 전략이다.
그렇다고 모든 정보를 차단할 수도 없다. 거래 당사자는 계약을 확인해야 하고 감독과 감사에 필요한 기록도 확보해야 한다. 캔톤은 참여자의 역할에 따라 필요한 데이터만 공유하는 선택적 투명성을 적용해 금융사에 최적화하는 방향을 택했다.
각 기관은 권한을 가진 데이터를 처리하고 거래 조정 인프라는 메시지 전달과 승인 절차를 지원한다. 두 기관이 자산을 교환할 때 당사자는 필요한 계약 내용을 확인하되 관계없는 기관에는 가격과 조건을 공개하지 않는 방식이다.
현재 캔톤 측이 공들이고 있는 일본국채 담보 관리 실증 사업이 주목받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캔톤은 일본의 법과 계좌 구조를 유지하면서 국채를 담보로 자산을 조달하고 결제하는 과정을 연결하고 있다.
제휴에서 실제 운용으로···사용료가 성장의 척도
대표적인 상용 사례는 브로드리지의 분산원장 기반 환매조건부채권(레포) 거래 플랫폼이다. 레포는 채권을 팔고 일정 기간 뒤 되사는 방식의 자금 조달 거래다. 캔톤 측은 지난 7월 해당 플랫폼이 월 7조5000억달러, 일평균 3570억달러 규모의 거래를 처리한다고 밝혔다.
실제 매출도 발생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가상자산 통계 기업 탑7이 지난 8월 공개한 한달 매출 순위 분석표에 따르면 캔톤은 5205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분석 대상 가상자산 서비스·기업 가운데 테더 4억8200만 달러, 서클 1억9250만 달러에 이어 세 번째였다.
기관의 수요가 늘수록 자체 코인의 활용처도 커진다는 장점도 있다. 자체 코인 캔톤은 공용 인프라 사용료를 지불하는 데 쓰이며 사용된 코인은 소각된다. 검증자와 애플리케이션 운영자 등 기여자에게는 새 코인이 보상으로 발행된다. 실제 사용이 소각을 만들고 보상이 네트워크 운영과 서비스 개발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한 가상자산 전문 투자사 관계자는 "네트워크의 실제 사용이 매출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한 포인트"라며 "그간 네트워크 성장과 코인 가격이 별개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실사용에서 발생한 수익이 토큰 수요로 연결되는 구조가 향후 가치를 판단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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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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