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검사 계획 평가 86.2% 성과진단코드 판별 정확도 92% 기록
루닛이 개발에 참여한 의료 특화 거대언어모델(LLM)이 병원 데이터를 활용한 실증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암 환자의 치료·검사 계획 수립과 보험청구 업무를 수행했는데, 암 진료계획 평가에서 86.2%의 사례에 대해 적절한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진단코드 누락 여부 판별에서도 92%의 정확도를 보였다.
23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 '2026 정기학술대회'에서 유동근 루닛 이사는 의료 특화 LLM 개발 성과와 병원 실증 결과를 발표했다.
루닛은 트릴리엄랩스, SK바이오팜, 아이젠사이언스 등과 함께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약 10개월간 정부 지원사업을 통해 의료·바이오 특화 모델을 개발했다. 일반 언어·코딩 데이터 10조5000억 토큰과 바이오·의료 데이터 1조 토큰 등 총 11조5000억 토큰을 학습시키고, 전체 매개변수 300억개 가운데 약 50억개가 활성화되는 구조를 적용했다.
개발 과정에서 설정한 10개 벤치마크 목표를 모두 달성했고, 학습 목표에 포함하지 않았던 12개 평가 항목에서도 성능을 점검했다. 유 이사는 벤치마크에서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실제 의료 현장에서 같은 성능을 낼 수 있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환자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의료기관의 특성상 병원 내부에서 구동할 수 있는 모델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암 다학제 진료 실증에서는 두경부암과 비뇨기계암 환자의 과거 진료 사례 65건을 활용했다. 실제 다학제 진료에 제공됐던 자료를 AI에도 입력하고 AI가 제시한 치료·검사 계획을 당시 의료진의 판단과 비교하는 방식이다.
평가는 기존 의료진의 치료·검사 계획이 AI의 계획에 모두 포함된 경우와 기존 계획과 다르지만 임상적으로 적절한 대안으로 인정된 경우, 적절하지 않은 경우 등 세 가지로 구분했다. 적절한 대안인지에 대한 판단은 실증에 참여한 의료진이 직접 수행했다.
평가 결과, 기존 의료진의 계획을 포함하거나 적절한 대안을 제시한 비율은 두경부암에서 약 94%, 비뇨기계암에서 약 78%였다. 전체 65건에서는 86.2%를 기록했다.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분류된 사례에서는 필요한 추가 검사를 누락하는 경우가 있었다.
보험청구 실증에서는 실제 청구 기록 50건을 평가했다. 이 가운데 12건은 진단코드가 누락됐고 나머지 38건은 정상적으로 작성된 사례였다. AI가 진단코드 누락 여부를 판별한 정확도는 92%였으며 AI가 추가 진단코드를 제안한 8건은 모두 정확한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보험청구 실증은 평가 대상이 50건이고 실제 진단코드가 누락된 사례도 12건에 그쳤다. 유 이사는 이러한 표본 규모를 고려할 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로 보기 어렵다는 한계를 짚었다. 암 다학제 진료 실증 역시 엄격한 임상시험 설계에 따라 진행한 연구가 아니라 실제 활용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비교적 빠르게 수행한 평가라고 밝혔다.
모델 학습에 사용한 임상 데이터는 모두 공개된 자료였으며, 실제 병원 데이터는 실증 평가에 활용됐다. 유 이사는 현재 모델이 논문과 임상 진료지침 등 문헌에 근거해 답변하도록 개발됐지만 문헌에 담기지 않은 의료진의 임상 경험과 직관에 기반한 판단을 반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에는 특정 의료 업무에 맞춰 모델의 역할을 명확히 설정하고 의료 지식 검색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유 이사는 대규모 모델의 크기 자체보다 수행할 업무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의료 현장에서 받은 피드백을 모델 개선에 반영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봤다.
유 이사는 "작은 모델로도 충분히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상용 모델로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의료기관에 모델을 신속하게 적용하고 현장 피드백을 반영하는 과정을 강조했다.
뉴스웨이 안다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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