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제조업이 희망이다 ③
-위기돌파 위해 전기차·수소차 등 상용화 서둘러야
“456만대, 8년 연속 세계 5위, 무역흑자 600억원, 175만명.”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이 456만대를 기록하면서 8년 연속 세계 5위를 차지했고 자동차산업 무역흑자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600억원을 돌파했다.
또 자동차산업의 고용효과가 무려 175만명에 이르는 등 40년 남짓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일궈왔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자동차 업계가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아래로는 일본의 엔저공세, 위로는 중국의 압박으로 ‘샌드위치’ 위기가 우리 자동차 산업을 짓누르고 있다.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을 뿐 아니라 내수시장에서도 수입차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도 불투명해 우리나라 경제와 제조업 분야를 지탱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앞날이 그리 밝지 않다는 게 업계 안팎의 대체적이 관측이다.
무엇보다 자동차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성장동력인 전기차 등 신환경차 개발이 제자리 걸음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큰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日에 치이고-中에 쫓기고 =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수출 한국’의 버팀목 역할을 한 자동차산업이 일본과 중국의 추격과 공세 속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엔저가 심화되면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해외시장에서 일본차들의 가격경쟁력이 강화돼 북미·유럽 시장 등지에서 일본차와 경쟁 중인 국산차는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
최근에는 원화 강세의 영향까지 더해져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차량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가 초래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현실이다.
엔화 약세로 인한 피해는 최근 발표된 현대·기아자동차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은 1조8319억원으로 2011년 4분기 대비 11.7%나 감소했다.
급격히 팽창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공세가 무섭다. 중국 정부의 자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육성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자동차 관련 핵심 경쟁력을 가진 기업 위주로 M&A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자체 브랜드 개발을 촉진하는 계획을 세웠다.
향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의 입김을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수입 일변도에서 값싼 인력과 자동차 핵심기술 보유로 글로벌 생산국으로 도약할 채비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중국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4분의 1을 담당하는 주요 고객으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국내차의 진입 장벽은 높다. 미국 주요 자동차 업체은 중국의 고급차 수요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 공격적인 판매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현재 중국 럭셔리 브랜드 시장은 현재 유럽 브랜드인 아우디, BMW,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차지하고 있다. 아직까지 국산차의 인지도는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미래 자동차 개발 박차 = 글로벌 시장이 친환경으로 급속히 이동하면서 기존 화석 연료 자동차의 한계가 오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 주력하는 등 미래가치 창출을 위해 새로운 에너지원을 활용할 수 있는 첨단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도 점차 커지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친환경자동차 시장은 지난 2004년 50대에 불과했으나 2010년 8000대→2011년 2만대→2012년 3만6000대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일본과 미국 시장에도 2011년에는 7372만대의 승용차 판매대수 중 약 1.2%인 85만대가 친환경자동차가 늘어나는 추세다.
친환경 그린카 산업에서는 일본 닛산, 미국 GM, 중국 BYD 등이 대표주자로 앞서가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도 이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새로운 생존 패러다임으로 친환경 그린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0년 최초로 양산된 전기차 ‘블루온’에 이어 2011년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레이’가 출시됐다. 올해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를 독자기술로 양산해 유럽에 수출하는 쾌거를 올렸지만 상용화 수준까지는 올리지 못했다.
완성차 업체들의 단순한 연구개발 일변도에서 벗어나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서의 입체적인 산업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신개념의 전기차 개발에 있어서 현 시점에서 원천기술 확보 측면이나 미래의 먹을거리를 미리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이라고 친환경 자동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차세대 자동차 산업은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이다. 따라서 단순한 연구개발(R&D) 지원뿐 아니라 차세대 국가 성장동력산업으로서 각 산업의 인력관리, 수요예측 등 입체적인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기술상용화 및 인프라 보급 등의 영역에서 서비스 도입을 저해하는 규제를 완화하고 융합을 촉진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성신 BMR컨설팅 대표는 “한국 자동차산업은 글로벌시장 성장 둔화 속에서 많은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자동차업계와 정부가 함께는 국내 자동차산업 경쟁력 강화와 수출증대에 초점을 맞춘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squashkh@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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