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건설사 재무구조 악화···부동산 침체 원인

최근 건설 경기 침체 여파로 국내 건설사가 유동성 압박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들의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규모가 늘어나면서 중·대형사에게 영향을 끼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와 신용평가업계는 신용등급이 BBB급 이상인 국내 종합건설업체 23개사의 순차입금을 조사한 결과 2009년 말 10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18조1000억원으로 69.2% 증가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러한 증가세는 대형 건설사들이 그동안 누렸던 해외 선수금의 긍정적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주택사업 부실과 해외수주 부진으로 수익성이 낮아져 자금 조달 차입에 의존한 결과로 해석된다.

차입금 규모는 모든 등급에서 확대됐다. 신용등급 AA급 건설사들은 순차입금이 5000억원에서 3조2000억원으로 많이 뛰었고 A등급 건설사들은 같은 기간 7조3000억원에서 8조7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또 BBB급은 2009년 말 순차입금이 2조9000억원에서 작년 9월 말 6조2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한화건설과 한라건설 등 중견 건설사 9곳의 순자산 대비 단기성 차입금 비중을 살펴본 결과 2011년 9월 54.8%에서 작년 9월 68.8%로 1년 만에 14%포인트 급증했다. 전체 PF 우발채무에서 1년 내 만기도래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64.0%에서 70.0%로 증가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공공부문 건설수주 위축과 주택 과잉공급으로 인한 건설업의 국내 경기 침체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중동지역 발주 추세 지속과 해외 시장 다변화에 따른 해외부문 건축·토목 공사 수주확대 추세가 당분간 지속돼 수익이 급감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남민정 기자 minjeon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