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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송전탑 주민 70%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시달린다

밀양송전탑 주민 70%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시달린다

등록 2013.07.04 10:28

수정 2013.07.04 10:42

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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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765kV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정부와 한전, 건설 현장 주민들의 갈등으로 현지 주민 10명 중 7명이 고위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PTSD는 전쟁, 자연재해, 폭행, 강간 등을 목격 또는 경험하고 나서 당시 상황이 지속적으로 떠올라 공황상태에 빠지는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밀양 송전탑 인권침해조사단은 3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에서 밀양 송전탑 현지민 인권·건강권 침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건보련)은 지난달 현지 4개 마을 주민 300여명 가운데 79명을 상대로 건강상담과 심리검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주민 10명 중 4명꼴로 고위험 수준의 우울과 불안, 공포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응답자의 각각 40.5%, 48.1%, 41.8%가 일반인보다 높은 수준의 우울, 불안, 공포 증상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건보련 이상윤 정책위원은 “주민들은 공포와 불안감 속에서도 고향 땅에 대한 애정과 함께 ‘절대로 우리 땅에 송전탑이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확신을 갖고 있었다”며 “주민들의 기대와 결론이 다르게 나왔을 때 파국이나 우려할만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밀양 송전탑 공사장 인근 주민들은 심리적인 장애 외에도 신체적 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의 59.5%는 한전, 시공사, 용역 직원들이 위협적이고 무례한 행동을 취해 불안한 마음을 갖게 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36.7%는 송전탑 건설 저지 과정에서 몸싸움 등으로 부상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34.2%는 각종 고소·고발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했고, 15.2%는 뺨을 맞거나 발로 차이는 등 신체적 폭력을 경험했고 심지어 흉기로 위협을 당하거나 상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밀양 송전탑 주민들의 피해가 속속 드러나자 조사단은 송전탑 건설 추진과정에서 주민들에 대한 포괄적인 인권 침해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조사단은 “정부는 공권력 투입과 남용을 중단하고 마을 공동체 회복을 지원해야 한다”며 “사업 전반을 재검토, 전문가협의체가 결론을 도출하기 전에는 공사 재개와 관련해 어떤 법안 의결이나 예산편성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민 기자 pete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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