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쿼터문화연대 양기환 이사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은 ‘천안함 프로젝트’ 제작사인 ㈜아우라픽처스 정상민 대표의 경과보고로 시작됐다. 경과보고 내용으론 지난 4월 전주국제영화제 당시 상황과 지난 달 7일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통보 받고 지난 4일 가처분신청 기각판결이 나기까지의 과정이 설명됐다. 그 후 5일 상영을 시작한 ‘천안함 프로젝트’는 상영 이틀째인 6일 밤 9시쯤 메가박스로부터 상영 취소 통보를 받고 7일부터 사전 예매한 관객들에게 환불조치가 시작됐다.
한국제작가협회 이은 회장은 “가처분신청 기각에 표현의 자유를 이루어냈다 기뻐했는데 뜻밖의 상영 중단에 당황스러운 마음뿐이다”라며 “보수단체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천안함의 진실보다 어렵지 않을 것이다. 알 권리, 표현의 자유, 시장 질서를 위해 꼭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영화인회의 이춘연 이사장은 “영화계가 시장을 키우고 해외 시장이 확장되는 등 칭찬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천안함 프로젝트’의 상영금지는 참 부끄러운 일이다. 문화가 피처럼 흐르고 있는데 그 흐름을 자르는 것은 목숨을 끊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열변을 토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 대표 이준익 감독은 “적법적 절차로 심의를 거쳐 개봉한 작품이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기획하거나 찍을 때 눈치를 보거나 조마조마하며 찍어야 하는가?”라고 성토했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민병록은 “한국영화사상 공산주의보다 못한 결과”라며 “해외에 어떤 곳에서도 정치적인 이유로 이렇게 상영을 중지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김우형 감독은 “단지 ‘천안함 프로젝트’ 한 영화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본 사건의 심각성을 되짚었다. 참석자의 본 사건에 대한 고견을 들은 후 김대승 이준익 정윤철 최동훈 한지승 감독 5인이 대표로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 중단에 대한 영화계 입장’ 성명서를 낭독했다.
‘영화인진상규명위원회’가 구체적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정지영 감독은 “기자간담회가 끝남과 동시에 진상규명위원회를 발족해 메가박스, 문화관광부 등 담당부처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답했다. 이에 덧붙여 정윤철 감독은 “과연 누가 ‘천안함 프로젝트’를 침몰시켰는지에 대해 명확히 밝힐 것이다”라고 답했다. 여기에 “해외에서는 ‘뫼비우스’에 이어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 논란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계영화계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가?”라는 variety 기자의 질문에 이은 대표는 “관심 갖고 지켜 봐 달라. 국내 영화인들이 지혜롭게 해결할 것이다. 더불어 해외에서도 이런 사례가 발생하였을 때 대처할 수 있도록 모범사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영화인 상생협약’이란 것을 체결한 것과 관련해 상영기간에 대한 계약이 돼 있는가란 질문에 ㈜아우라픽처스 정상민 대표는 “부율에 대한 합의만 있을 뿐 부조리한 것이긴 하지만 배급에 대한 계약서는 작성하지 않는 것을 관례로 알고 있다”라고 답변해 또 하나의 잘못된 영화계의 관행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윤철 감독은 “극장에서 보호받아야 할 작은 영화를 쫓아낸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다. 이후 다른 어떤 영화에도 악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확실하게 개선해야 한다”라고 강하게 얘기 했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메가박스의 상영 중단으로 서울 지역에선 인디스페이스, 아트나인, 아트하우스 모모 등 3곳의 예술영화관에서 볼 수 있다. 지방에선 인천 영화공간 주안, 대전 아트시네마, 광주극장, 강릉 신영극장, 대구 동성아트홀, 부산 아트시어터 씨앤씨, 부산 국도앤가람, 거제아트시네마 등 각 지역의 예술영화전용관에서 만날 수 있다. 또한 오는 12일부터 씨네코드 선재와 건대 KU 시네마테크가 추가로 상영 확정되는 등 예술영화관과 독립영화관을 중심으로 상영관 확대가 지속될 예정이다.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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