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메가박스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다섯 가지 항목에 대해 자세한 입장을 밝혔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상영을 결정한 이유와 또 갑자기 상영을 중단하게 된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메가박스 측은 “국내 멀티플렉스 체인 중 유일하게 ‘천안함 프로젝트’를 개봉하기로 결정했고 25개관에서 개봉했다. 정치적인 판단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다른 극장 체인처럼 개봉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면서 “상영을 결정한 이유는 관객 때문이다. 영화의 다양성 가치를 중시해 왔고 관객의 영화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노력해왔다. 메가박스가 ‘남영동1985’ ‘MB의 추억’ 등을 개봉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상영 중단 이유는 여러 번 밝혔듯 관객의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면서 “이미 발표한 대로 메가박스는 이 영화와 관련해 신분을 밝히지 않은 사람들의 경고와 협박 전화를 받았고, 상영 도중 퇴장하며 거칠게 항의하는 관객도 접했다. 관객의 안전을 최우선시해야 하는 극장으로선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일관된 주장을 했다.
영화인들이 가장 항의하는 부분인 ‘특정인들의 항의 전화가 상영을 전면 중단할 사안인가’란 질문에도 자세히 해명했다.
메가박스는 “극장은 영화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관객에게 서비스하는 공공장소다. 서비스 사업 운영주체는 아무리 사소한 위험 요소라도 가볍게 여길 수 없다. 우리가 받은 전화, 관객의 소동을 통해 ‘무슨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판단 했다”면서 “전화 내용은 영화관이 아니라 관객에게 피해를 주겠다는 것이었다. 이는 ‘천안함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다른 영화 관객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고 말했다. 이어 “신분을 밝히지 않은 어떤 사람이 공항에 전화를 걸어 위협을 했을 때 공항이 우선 조치를 취하는 것과 이번 경우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협박 주체를 밝히지 않은 부분과 수사 의뢰를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영화인들의 항의도 거세다.
이에 대해 메가박스는 “전화로 자신의 신분을 밝힌 사람은 없었다. 전화 중에는 ‘우리가’ ‘우리 조직이’란 표현을 쓴 경우도 있었고, 관객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는 내용도 있었다”면서 “전화는 지난 6일에도 이어졌고, 다음 날은 사람이 많이 몰리는 주말이었다. 수사 의뢰를 한다 하더라도 관객이 많이 몰리는 주말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일부 언론을 통해 항의 주체가 ‘보수단체’로 언급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메가박스는 “공식적으로 상영 중단을 발표한 공지사항에는 ‘보수단체’라는 말을 사용한 적이 없다. 공지가 된 비슷한 시각에 ‘천안함 프로젝트’ 공식 트위터(@cheonanship)에서 처음 ‘보수단체’라는 말이 사용됐다”면서 “다만 공지 다음날 고객센터의 1:1문의를 답변하는 과정에서 공식 공지와는 다르게 고객센터 상담원이 보수단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실수가 있었다. 이를 확인 후 곧바로 정정한 부분은 있다”고 주장했다.
상영 중단에 대한 ‘일방적인 통보’로 알려진 것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메가박스는 “우리는 배급사에 일방적인 통보를 하지 않는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바와 달리 메가박스는 제작/배급사 아우라픽처스와 어떠한 계약도 만남도 없었다. 메가박스는 이 영화의 개봉에 관해 ‘AT9(엣나인)’과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아우라픽처스와는 배급과 관련해 상영관 확대를 비롯한 어떠한 논의도 한 적이 없다”면서 “우리는 계약서상의 계약자 AT9과 상영 중단 결정전에 상의를 거쳤다. AT9은 다른 이유가 아닌 관객의 안전 이슈이므로 우선 중단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해명했다.
메가박스는 마지막으로 “관객의 안전을 위한 극장의 조치를 놓고 정치적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이다”는 입장을 더했다.
하지만 메가박스 측은 상영 중단 사태가 빚은 뒤 영화계가 주장하는 ‘재상영 요구’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천안함 프로젝트’ 제작진을 비롯해 12개 영화인 단체는 지난 9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위원회를 발족시켰으며, 메가박스 측에 상영 중지에 대한 협박을 한 단체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라고 요구했다.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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