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는 5년간 10조를 투자해 230억원을 벌어들이는데 그쳤다. 심지어 캐나다 국영석유회사 페트로 캐나다가 1986년 1달러에 팔아치운 정유회사인 하베스타사의 정유부문을 포함해 1조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에너지 빈국이라는 약점을 명분을 삼아 국민들을 이해시키는 꼼수를 피우며 엄청난 예산을 탕진했지만 그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았다. 오히려 연봉을 올리고 막대한 성과급만 챙겼다.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하베스트사 투자를 도맡아 온 캐나다 해외사무소는 실적평가 93.1점으로 우수등급에 해당하는 B등급을 받았다. 경영평가에서 B등급을 받으면 150% 가량의 성과급을 받는다.
26조원의 막대한 부채로 1년 이자 지급액만 1조원이 넘어서고 있는 도로공사도 직원들에게 700억원대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4대강 공사로 인해 4년동안 무려 10조원의 부채가 늘어난 한국수자원공사 역시 임직원들의 연봉을 인상하고 성과급을 퍼줬다. 사장의 연봉 상승률은 무려 42%나 올랐고 상임이사와 상임감사도 각각 27%, 18%에 달했다. 직원들의 성과급을 같은 기간동안 225%나 지급했다.
해마다 부채를 줄이겠다며 경영혁신을 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가계 부채가 날로 늘어가며 한국 경제가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들은 고임금과 복지혜택으로 무장하며 신의 직장을 만드는데만 여념이 없었다.
해마다 국감때만 되면 공기업의 방만경영에 대한 진실이 드러나지만 그때 뿐이다.
공기업 임직원들도 국정감사 기간만 잘 버텨내면 비난은 금새 잊혀진고 생각한다. 조금만 지나면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때문에 굳이 고치려고 하지 않는다.
국내 주요공기업들이 내놓은 부채비율 감축 자구계획안은 실로 어처구니 없다. 이들은 부채를 줄이려는 경영혁신이나 노력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하나같이 요금인상으로 부채를 줄이겠다는 계획 뿐이다.
수자원공사는 상수도 요금의 원가보상률이 81.5%에 불과하다며 요금인상을 통해 부채를 줄이겠다고 한다. 도로공사 역시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제도를 대폭 축소하거나 서울 외곽순환도로의 무료구간을 유료화하는 내용의 자구계획안을 제시했다. 한국전력은 전기요금을 매년 조정해 부채를 감축할 계획이라고 한다.
부채가 늘어난 원인을 방만경영에서 찾기 보다는 각종 요금을 올리지 못해 발생했다는 뻔뻔함은 어디에서 나왔는지 묻고 싶다. 공공요금을 올리기 전에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먼저 실시하는게 순서다.
공기업의 방만하고 무책임한 경영 행태를 고치지 않고서는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 진정성있는 경영혁신이 필요한 때다.
홍은호 정치경제부장 eh@
뉴스웨이 홍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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