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최근 그룹 내 사업재편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후계승계를 위한 사전포석이라느니 일감몰아주기 과세 회피용이라느니 여러 관측과 해석이 나돌고 있는 상태다.
삼성에버랜드는 최근에는 에버랜드가 FC(급식 및 식자재 유통사업)부분을 물적분할해 삼성웰스토리를 설립키로 했다. 또 건물관리사업은 에스원에 4800억원에 양도키로 했다.
앞서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 패션부분을 인수하기로 했고 삼성SDS과 삼성SNS의 합병도 결정됐다.
이건희 회장뿐 아니라 ‘이재용·이부진·이서현’ 삼성 삼남매가 지분을 모두 확보하고 있는 삼성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의 공격적인 움직임은 예사롭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가능성 차원에서만 거론되던 건설부분 개편까지 단행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 낳고 있다. 바로 삼성물산 중심으로 한 합병설이다. 여기에 삼성물산이 최근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매입하면서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SDI과 삼성생명 지분도 각각 7.18%, 4.65% 확보하고 있다. 물론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은 둘다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도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합병설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 소설이다”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확보는 의미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7월 중순까지만 해도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이 전무했던 삼성물산은 지난 7월 31일부터 9월 25일까지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72만755주(1.82%)를 장내에서 매입했다.
이어 지난달 추가매수에 나서면서 지분율을 2%대로 늘렸다. 삼성물산이 확보한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은 91만9148주(2.30%)에 달한다.
그동안 삼성그룹의 네 계열사인 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삼성중공업·삼성에버랜드 등이 모두 건설사업을 벌이면서 이들 건설사업을 하나로 통합해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특히 증권가 안팎으론 토목, 건축 부분이 특화된 삼성물산과 플랜트 건설이 강점인 삼성 엔지니어링이 합병한다면 국내 최대 건설업체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합병하면 매출만 15조원을 넘는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자 삼성이 특단의 조치로 삼성전자의 경영혁신 인력 수십 명을 거액 적자를 낸 삼성엔지니어링에 긴급 투입, 삼성엔지니어링 살리기에 나서면서 ‘합병설’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망세가 나오기도 한다.
일각에선 삼성엔지니어링 최대주주가 이건희 회장의 차녀 이서현 부사장이 재직 중인 제일모직이고 대표이사가 이 부사장의 남편인 김재열 사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회사 간 합병은 불가능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가능성에 그치고 있기는 하지만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에버랜드 등에서 각기 진행하고 있는 건설사업부문이 교통정리되면 경쟁 건설사에 미치는 충격파는 엄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철 기자 tamad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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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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