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공공성과 발전을 위한 시민연대는 26일 국가인권위원회 세미나실에서 ‘700㎒대역을 둘러싼 방송통신의 소모적 대결, 해법은 없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최선규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 교수와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가 발제자로 나서 통신용으로 주파수를 할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먼저 최선규 교수는 “700MHz를 통신용 주파수로 할당 배정한 후 사업자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게끔 경매를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파수 공급의 증가가 이동통신 공급곡선의 확장과 요금하락, 소비자 잉여의 증가라는 경제적 효과를 나타내는 만큼 통신업계의 주장에 타당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방송업계가 할당 이유로 꼽는 공익론이나 난치청해소, UHD TV 콘텐츠 제작 인센티브 등에 대해서는 근거가 약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익론에 대해서는 UHD TV 수상기의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국민 대다수에게 UHD 화질의 TV 시청접근권을 제공하는 것이 방송의 공익성을 제고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난시청 해소 역시 지상파 방송이 TV 난시청 해소를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하지만 그 성과는 미흡했으며 UHD TV가 아닌 현재 HD TV가 송출되는 DTV 대역에서 우선적으로 이뤄져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700MHz 대역을 이용한 난시청 해소는 UHD TV가 국민 대다수에게 보급되는 시점에야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달성 시기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설사 UHD TV로 난시청이 해소되더라도 HD TV와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할 것이라고 최 교수는 지적했다.
최 교수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UHD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해 주파수가 필요하다는 논리에 대해서도 “제작-편성-송출-소비라는 미디어 가치사슬에서 봤을 때, 제작과 편성을 담당하는 자가 송출(유통)을 같이 담당하는 것이 항상 효율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DTV 프로그램 유통은 90% 이상을 유료방송 플랫폼이 담당하고 있는데 지상파 방송사의 HD TV프로그램 제작 인센티브가 저하되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단, UHD TV 제작에는 초기에 많은 제작비가 소요되고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정부의 재원보조는 필요하다고 최 교수는 부언했다.
이어 발제를 맡은 김성철 교수는 세계 여러 국가를 예로 들어 700MHz를 통신용으로 할당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대부분 나라에서 700MHz를 차세대 이통통신용으로 할당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국제공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가 예를 든 국가는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일본, 유럽연합 국가들,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 등으로 거의 대부분의 국가가 포함된다.
김 교수는 방송과 통신의 원만한 합의 도출을 위해 주파수를 우선 통신용으로 할당하고 경매 대가를 방송용 UHD 활성화에 더 투자하는 방식을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주파수를 관리하는 전파법의 목적은 전파 관련 분야의 진흥과 공공복리의 증진이 제 1목표”라며 “전파법의 목적과 700MHz 대역 주파수 활용과 관련된 세계적인 추세, 기술의 발전 추세를 고려한다면 통신용으로 주파수를 할당한 뒤 그 대가로 UHD 활성화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두 교수들의 발언에 대해 엄재용 SBS 기획실 정책팀장은 “소모적 대결에 대한 해법이 없냐는 것이 주제일 때 방송과 통신이 좀 섞였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했는데 두 분 모두 통신쪽 입장만 대변하니 당황스럽다”며 “세계적으로 모든 통신사업자들이 700MHz를 통신용 주파수로 사용하니 우리도 따라가자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KT가 무궁화 위성을 홍콩에 팔았는데 이는 방송용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굉장히 넓은 대역의 주파수로 그만한 주파수가 방송쪽에 있었다면 700MHz는 요구도 안했을 것”이라며 “그렇게 45억원에 팔아먹은게 통신사업자인데 경제논리와 산업 논리가 통한다고 할 수 있냐”고 일갈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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