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화제의 드라마 ‘오로라공주’가 시청자들의 원성과 막장 논란만큼이나 출연자 및 스태프들 사이의 불화가 더 심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최종회 방송을 앞둔 ‘오로라공주’는 방송 내내 스토리와 캐릭터에 있어 민감하거나 황당한 설정 등으로 꾸준히 논란에 휩싸여왔는데, 취재 결과 제작진과 출연진 사이 적잖은 내홍이 있었던 것이 확인됐다. 게다가 세트 조명 소품이 갑자기 터지는 등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가 심심치 않게 벌어져 대부분의 제작진들이 긴장 속에 촬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내홍의 중심에는 출연진 간의 불화가 있었다. 엄밀히 말하면 출연진 간의 보이지 않는 싸움과 스트레스가 제작진에게 불똥이 튀어 전체적인 촬영장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어왔던 것. 드라마의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촬영 분위기가 나쁜 편은 아니었다. 워낙 젊은 연기자들과 중견배우들 사이의 격차가 커서 특별한 내홍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견급 배우들 사이에서의 불화는 촬영 중단 사태가 일어날 정도로 심각했다”고 전했다.
가장 비근한 예로 지난 주 세트 녹화 당시 극중 첫째딸 황시몽 역의 김보연은 상대역의 후배 연기자들이 제때 도착하지 않아 오랜 시간 동안 촬영대기 중 대본을 집어던지고 세트에서 이탈해 버렸다. 이유는 해당 후배인 모 배우가 상습적으로 촬영 시간을 바꾸거나 이마저도 늦었기 때문. 김보연은 그에게 직접적으로 꾸짖지 않았지만 수차례 스태프들에게 불만을 호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출연자 간의 직접적인 싸움은 없었다. 당사자들 사이에서 말다툼이 벌어지는 것이 우려돼 주위 스태프들에게 하소연하는 것으로 마음을 삭혀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후배 연기자는 첨예한 갈등을 드러내는 장면에서 연기를 펼쳐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대본 분량마저 숙지가 덜 된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가 몇 번의 NG가 나거나 오케이가 떨어졌어도 상대배우로서 불만족스런 장면이 나와 씁쓸해 하는 상황까지 연출했다. 게다가 사전 협의되지 않은 애드리브나 약속을 깬 연기로 상대역을 당황케 하기 일쑤. 한 관계자는 “사실 연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연기하기 위해서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 배우를 존중했다면 사전 리허설 과정에서 충분히 서로 익숙해진 다음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게 맞지 않겠나”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와 같은 일이 여러 번 반복되면서 출연진 가운데 중견 선배에 해당하는 김보연이 격분한 나머지 촬영을 포기한 것. 세트장 인근 카페에서 몇몇 스태프들이 1시간이 넘게 설득에 나선 결과, 김보연은 다시 녹화에 참여했고 이날 이후 후배 연기자와 스태프들로부터 사과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출연진 간의 살얼음 같은 분위기는 지난 18일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가진 종방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서울 여의도 한 고깃집에서 진행된 종방연에는 김보연을 비롯한 대부분의 출연진과 스태프들이 참석했지만 앞서 언급한 두 연기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스케줄로 인해 불참의사를 밝혔지만 그 이유가 아니더라도 안 나왔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게 중론. 이어 서울 강남의 한 술집으로 이동해 가진 2차 회식자리에도 두 연기자는 오지 않았다.
‘오로라공주’는 꾸준히 높은 수치를 기록한 시청률이 무색하게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기며 또다시 ‘임성한 작가 작품’의 흑역사를 만들 전망이다.
문용성 대중문화부장 lococo@
뉴스웨이 문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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