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전 본회의에서 의결된 외촉법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자회사를 설립할 때 지분 100%를 보유해야하는 의무조항을 외국인과 합작법인으로 설립할 경우는 지분 50%로 완화하는 ‘예외조항’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부터 지주회사의 손자회사(증손자회사)가 외국인과 합작하면 지분 50%만으로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게 된다.
당장 숨통이 트인 건 SK다. 지난 2011년 SK종합화학은 일본 JX에너지와 합작해 PX(파라자일렌) 연산 100만톤 규모의 공장을 신설하는 사업의 계약을 체결했다. 총 투자비는 9600억원. 이중 JX에너지와의 비율은 50:50이다. 따라서 전체 4800억원 정도를 각사가 분담키로 했다.
연매출은 2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현재 PX공장 공정율은 70%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연됐던 외촉법이 통과돼 SK는 이를 적극 환영하고 있다.
2일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만약 외촉법이 더 지연됐거나 개정되지 않았다면 JX에너지의 투자철회 가능성이 있었다”면서 “JX에너지는 중국과 같은 제3국으로 투자 이전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JX에너지가 투자를 철회하면 SK로서는 9600억원 전액을 모두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것”이라면서 “또 공장 가동에 필수적인 JX에너지의 공급원료 수급이 불가능해 사업자체가 불가능해 졌거나 비싼 돈을 주고 원료를 수입해 와야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SK는 향후 외촉법이 시행령 마련에 2주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 일정에 맞춰 JX에너지와의 합작회사 절차를 진행하고 사업의 정상적인 수순을 밟겠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도 한숨 돌렸다. 지난 2012년 4월 GS칼텍스는 쇼와셸-타이요오일과 합작투자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PX연산 100만톤 규모의 공장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으로 총 투자비는 1조원, 외국인투자는 이중 절반인 5000억원이다.
증설완료시 단일공장 기준 세계 최대 생산규모를 보유하게 되고 연 17억 달러의 수츨 증대효과가 기대되고 있었지만 외촉법의 통과가 지연되며 합작사업 역시 불투명해지고 있었던 상황.
GS칼텍스 관계자는 “외촉법 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해 다행”이라며 “지주회사 제도하에서 손자회사의 증손회사 설립 규제가 완화돼 여러 업종에서 투자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GS칼텍스측은 향후 필요한 사안에 대해 적극 검토,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외촉법 개정으로 여수, 울산지역에 약 2조원의 직접투자, 연간 1만4000명의 간접고용창출이 예상되고 있다. 또 매년 300억원 이상의 국세 및 지방세 수입증가로 지역 및 국가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PET병 등을 만들때 필요한 원료인 PX(파라자일렌) 수요는 연 7% 성장이 예상되고 있으며 PX공장 조기건설을 통해 시장선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용옥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정책팀장은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통과해 다행”이라며 “이제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외국인과 합작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지금 당장은 GS와 SK의 사례만 알려져 있지만 외촉법 규정에 막혀 아예 검토조차 못했을 많은 기업들이 이제 외국인투자를 고려해 사업구상을 하게 될 것이고, 합작회사 설립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투자와 고용이 함께 늘며 경제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황인학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도 “만약 더 지연됐다면 체결됐던 계약이 무산됐거나 사업경쟁력이 없어져 역효과가 날 수도 있었다”면서 “다행히 연말에 법이 통과돼 일본회사와 합작투자의 근거를 마련한 만큼 향후 계획됐던 수조원대 투자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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