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미니시리즈 '미스코리아'(극본 서숙향, 연출 권석장)와 주말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극본 최현경, 연출 김남원 최병길)가 90년대와 2013년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고단함을 다루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미스코리아'는 1997년 IMF 시대를 배경으로 부도 위기를 맞은 비비화장품의 사장 김형준(이선균)이 고교시절 퀸카이자 첫사랑이었던 오지영(이연희)을 미스코리아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미스코리아'에는 모두가 벼랑 끝인 청춘들의 고단한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어려운 경제 상황 때문에 백화점에서 밀려난 ‘엘리베이터 걸’ 오지영은 ‘미스코리아 대회’에 자신의 모든 희망을 건다. 김형준 역시 마찬가지. 첫사랑을 미인 대회에 내 보내야 할 만큼 회사가 절박한 상황에 처하면서 앞으로 닥칠 모든 미래를 ‘미스코리아’에 건다. 위기의 비비화장품을 살려 자신이 개발한 화장품을 무사히 출시해야만 하는 화정(송선미)과 형준에게 돈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정선생(이성민) 역시 벼랑 끝이긴 마찬가지다.
이처럼 '미스코리아'는 모두가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그 시절을 살아가며, 마지막 희망을 붙들 수 밖에 없는 전개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리고 이런 공감의 배경에는 드라마 시작 전부터 꼼꼼하게 진행된 고증이 있다. 그 시절 미스코리아였던 이들을 만나 직접 취재를 하고, 실제 라이벌이었던 미용실간의 신경전을 그대로 극에 반영하며 리얼리티를 더한 것이다.
이들의 현실감 가득한 이야기는 단순히 고증을 거친 배경 뿐 만 아니라 오지영과 김형준, 두 주인공들의 연애에도 녹아 있다. 누구보다 애틋한 첫사랑이었지만, 대학에 진학한 형준과 진학을 포기한 오지영은 서로 다른 환경에 처하게 되면서 결국 이별을 한다. 현실의 누구라도 한 번쯤은 겪었을 만한 갈등과 이유로 헤어진 이들의 이야기 역시 '미스코리아'의 리얼리티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주말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의 경우 역시 이혼과 재벌 2세, 불륜 등 자극적인 요소들이 들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현실적으로 담백하게 풀어내며 호평을 얻고 있다. 아버지 정현수(박근형)의 외도로 태어난 정재민(이상엽)은 누나들과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한 가족으로서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거기에 홍순애(차화연)와 정현수의 애틋한 황혼 로맨스와, 부모가 이혼한 뒤에도 새어머니와 사이좋게 지내는 송미주(홍수현)의 따뜻한 성품 등은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로 매끄럽게 그려지고 있다.
뜻하지 않게 불륜을 저지르고 이내 자신을 돌아본 정유라(한고은)나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지만 결혼생활을 되돌아보며 조금씩 변해가는 정유진(유호정) 역시 극한 상황에 처했지만 현명하게 이를 풀어내는 모습으로 '사랑해서 남주나'를 막장 없는 드라마로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극 초반 미주와 재민이 현실적인 이유와 고민으로 갈등하는 모습 또한 '사랑해서 남주나'를 공감가는 드라마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은행 계약직인 미주와 청년 실업에 아무리 열심히 해도 쉽게 일이 풀리지 않던 재민의 모습은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공감을 일으키는데 충분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또 앞으로 펼쳐질 현수와 순애의 재혼을 앞둔 자녀들의 반응이나, 미주와 재민의 과거 관계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두 사람의 새로운 사랑까지 '사랑해서 남주나'가 보여줄 이야기들은 대부분 실제 우리의 삶에 있을 법한 내용들로 채워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재벌 2세나 극단적 불륜, 출생의 비밀 같은 소재로도 자극적인 전개없이 보는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웰메이드 드라마 두 편이 남은 절반의 이야기들을 어떻게 풀어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용성 대중문화부장 lococo@
뉴스웨이 문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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