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금융위기 추락한 저신용자 여전히 회복 불능저신용자들 정부 단속에도 불법사금융 여전히 이용
신용 양극화가 차츰 현실화되고 있다.
새 정부의 저신용자 지원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림살이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수많은 저신용자들이 나왔지만 여전히 회복 불능이다.
문제는 이런 저신용자들 뿐만 아니라 금융위기 이후 직장을 잃으면서 저신용자들이 더욱 늘어났다는 점이다. 쉽게 설명하면 소득이 적으면 ‘저신용자’ 꼬리표를 떼지 못한다는 구조다.
◇늘어나는 저신용자들
한국은행은 거시건전성분석국 금융시스템 연기팀 이장연 과장과 임영주 조사역은 최근 ‘금융위기 이후 저신용 가계차주 현황’ 분석자료를 내놓았다.
이 연구보고서가 흥미를 끌고 있는 이유는 저신용자에 대한 동태를 분석한 결과 임금과 자산(부동산)과 비교해 거품이 빠지면서 저신용자로 추락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6월말 중신용(5~6등급)자들의 평균 25.2%와 고신용(1~4등급)의 평균 7.2%가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저신용(7~10등급)으로 하락했다.
한은은 이들을 분석한 결과 저소득이나 소득창출 여건이 악화된 사람들이 저신용 하락비율이 높다는 점을 찾아냈다.
이 과장은 보고서를 통해 “중고신용 차주 중 연소득 2000만원 미만 차주의 하락비율은 21.4%며 6000만원 이상 차주(7.5%)의 2.9배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무직자 자영업자 저신용 비율 높아
“너무나 허망합니다. 직장 잃은 것도 너무나 속상한데 은행에서는 바로 저를 저신용자로 분류해 버립니다. 10년을 넘게 이용했던 은행이었는데 너무나 허망하네요.” 한 신용회복 관련 한 카페에 올린 김모(56)씨의 사연이다.
금융위기 이후 저신용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은 평균 DTI(원리금상환액.연소득)를 보면 2008년 6월말인 하락전 14.2%에서 지난해 6월말 84.8%로 6배 악화됐다.
이번 조사에서 저신용자 연령대별로는 20대, 고용형태별로는 무직과 자영업자에서 하락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20대 중고신용자들 중 27.9%가 금융위기 이후 저신용자가 됐고 무직가 17.2%, 자영업자 11.6%가 임금근로자(9.9%)에 크게 상회했다.
쉽게 설명하면 직장이 신용등급을 적용하는 중요하게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임금근로자에서 자영업과 무직으로 전환된 경우 저신용 하락률은 각각 18.0%, 15.4%로 나타났다.
직장이 없다면 바로 저신용등급으로 추락할 수 있는 것이다.
◇갈곳없는 저신용자 불법대출 늪으로
금융위기 이후 저신용자들은 은행보다 비은행 다중채무가가 크게 늘었다. 3개 이상 대출는 이미 신용이 바닥을 치고 있었다.
저신용하락률 중 은행부문에서는 2009년 6월말 기준으로 8.9%에서 지난해 6월말 4,1%로 하락했다. 반대로 은행과 비은행 동시 채무보유자 저신용 하락율은 같은 기간 동안 15.8%,에서 21.8%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비은행 다중채무자 역시 21.8%에서 40.5%로 상승률이 2배에 달했다.
은행은 저신용자 비율을 줄이기 위해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축은행, 대부업에서는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서 저신용자들이 결국 불법사채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10일 한국대부금융협회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대부업 이용자 11만84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중 3명은 불밥사채를 사용한 경험이 있었다.
2010년 5773명중 30%, 2011년에는 4020명중 46%, 2012년에는 5099명 중 36%, 지난해에는 3511명 중 35%가 불법사채를 이용했다.
특히 정부가 불법사채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예고했던 지난해에도 무려 35%가 불법사채를 경험했다고 답했다는 점은 정부가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는 불법사금융 근절에 대한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저신용자들 계속해서 생겨나는 이유
저신용자들이 신용회복을 쉽게 못하는 이유는 생계형 자금과 고금리 소액 신용대출 때문이다. 한은이 조사한 결과 이 부분에서 저신용자들이 줄지 않고 있었다.
1000만원 미만과 1000만~2000만 등 소액대출을 이용한 사람들의 저신용 하락률은 각각 19.0%와 19.2%로 집계됐다. 이는 거액대출인 6000만~8000만원(8.7%)와 8000만~1억원(8.7%) 이용자들의 2배에 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신용자가 되면 가장 힘든 것이 돈을 빌리기 힘들기 때문에 고금리 대출을 2~3군데 받을 수 밖에 없어 결국 다중채무를 지고 저신용 늪에서 헤어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 2008년~2013년까지 금리가 20% 이상인 카드대출은 15% 포인트, 캐피탈대출은 9.4% 포인트, 저축은행 대출은 7% 포인트 증가했다. 반대로 은행과 상호금융 비중은 29.2% 포인트와 3.9%포인트 감소했다.
◇저신용자 정부대책 필요. 재정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이 과장은 “저신용 가계차주 문제 심화는 결국 금융위기 건전성 저하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정부의 재정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저신용으로 하락하는 사람과 저신용에서 회복된 사람에 대한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은 3가지 안을 제시했다. 청녕층과 무직자에 대한 소득창출을 위한 정책 노력과 중신용자들을 대상으로 10% 금리의 신용대출시장의 노력, 저신용자들의 신용회복 경로 추적과 채무불이행자로 다시하락한 분석등 신용회복지원 정책을 내세웠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신용자들이 계속해서 양산되고 있다는 것은 중신용자들이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신용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면 향후 정부의 재정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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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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