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블이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올해 신년 벽두부터 국내 영화 시장의 화두는 아이러니하게도 ‘마블’이었다. 이른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마블스튜디오 캐릭터들이 공유하는 세계관)의 결정판인 ‘어벤져스’의 속편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의 국내 촬영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각종 루머와 속설이 난무한 가운데 마블 관계자들과 대한민국 문화체육 관광부, 서울시 관계자들이 최근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어벤져스2’의 국내 촬영은 기정사실이 됐다.
이 같은 관심은 당연스럽게 오는 4월 개봉하는 ‘마블’ 소속의 두 히어로 캐릭터에 집중된다. 바로 ‘어벤져스’의 리더 ‘캡틴 아메리카’를 주인공으로 한 ‘캡틴 아메리카:윈터솔저’(캡틴 아메리카2)가 첫 번째다.
히어로의 조상으로 불리는 ‘캡틴 아메리카’는 2012년 국내서 1편이 개봉됐지만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성조기 코스튬 의상, 히어로의 특징인 상대를 압도하는 파워,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대적 탄생(1940년대)에 따른 ‘올드’한 분위기가 국내 팬들이 기대하는 ‘마블’과는 달랐다. 때문에 지난 26일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2’는 1편이 캐릭터의 전사(前事)에 주력한 것과 달리 액션과 스케일을 확장한 진정한 ‘마블’로 돌아왔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윈터 솔저’와의 대결에서 보여 준 맨몸 액션이 ‘캡틴 아메리카’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하다.
정확하게 한 달 뒤인 4월 24일에는 마블 소속의 또 다른 슈퍼 히어로 ‘스파이더맨’이 출격한다. 2012년 개봉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1’에서 ‘최강의 적’으로 불리는 ‘리자드맨’과 대결한 ‘스파이더맨’은 이번엔 전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일렉트로’와 대결한다. 토비 맥과이어가 선보인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달리 앤드류 가필드의 ‘스파이더맨’은 좀 더 역동적이고 위트가 넘치는 본래 코믹스 속 ‘스파이더맨’이란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더욱이 마블 영화의 경우 주인공에 버금가는 빌런(악당)들의 인기도 크다. 이번에 출연하는 ‘일렉트로’가 어떤 식으로 뉴욕시를 파괴하는지를 구경하는 것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물론 ‘스파이더맨’이 위기에 빠진 뉴욕시를 구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 충무로 파워···“마블 따위 신경 안 써”
‘마블’이 문을 열고 ‘마블’이 문을 닫을 극장가 4월. 충무로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 3월의 마지막과 4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마블’의 독주를 막기 위해 4월 30일 동시에 개봉하는 충무로 2강이 출격 준비를 하고 있다. 바로 영화 ‘표적’과 ‘역린’이다.
‘표적’은 프랑스 영화 ‘포인트 블랭크’를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해외 유명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적은 몇 번 있었지만 국내서 개봉해 흥행한 작품을 다시 리메이크하는 시도는 흔치 않았다. 1000만이 몰려든 ‘7번방’에서 조용히 숨고르기를 하던 류승룡이 고강도의 액션 장면이 풍성한 ‘표적’을 선택했다. 그의 상대역은 로맨틱 가이로 유명한 이진욱이다. 여기에 유준상 김성령이 두 사람을 쫓는 형사다. 영화는 누명을 쓰고 쫓기는 남자(류승룡)가 어느 날 교통사고로 입원을 하고 그의 담당 의사(이진욱)가 그를 경찰의 눈을 피해 다른 곳으로 빼돌리려 한다. 이유는 자신의 아내가 납치됐기 때문이다. 정체불명의 사내는 의사에게 남자의 납치를 지시한다. 연출을 맡은 창 감독은 “단순한 액션이 아닌 드라마와 결합된 액션 영화다”고 설명했다.
배우 현빈의 제대 후 첫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역린’은 현빈의 첫 사극이란 점에서도 화제의 중심에 있던 작품이다. 또한 데뷔 첫 왕 역할(정조대왕)이란 사실도 그를 기다린 팬들을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영화는 정조 즉위 1년, 왕의 암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살아야 하는 자, 죽여야 하는 자, 살려야 하는 자들의 엇갈린 운명을 담은 하루 동안의 시간을 그린다. 현빈의 첫 사극이자 왕 역할 외에도 청순하고 순진한 이미지의 한지민이 사극의 대표적인 악역 ‘정순왕후’에 캐스팅 돼 ‘팜므파탈’ 연기에 도전한다. 현빈 한지민 외에도 정재영 조재현 조정석 김성령 박성웅 정은채가 출연한다. ‘다모’ ‘패션70S’ ‘베토벤 바이러스’ ‘더킹투 하츠’를 연출한 이재규 감독의 영화 데뷔작이다.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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