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TM 고강도 제재···설계사 봄날은 언제?

TM 1일 1회만 가능, 동의 없는 전화영업 금지

TM영업 규제로 또다시 고사위기에 처한 텔레마케터

당국 적절한 조치 없어 ‘탁상행정’ 논란 또다시 부각

1일부터 모든 금융사는 영업 목적으로 불특정 고객에게 전화를 거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한 고객에 대해 1일 1회 전화를 허용한다.

이에 대출 모집인, 카드 모집인, 보험 설계사들이 생계난이 가중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시행후에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TM(텔레마케팅)영업 중지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정부가 또다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전 금융권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비대면채널 가이드라인’을 시행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모든 금융사는 영업 목적으로 불특정 고객에게 전화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후속 대책에 따라 기존에 거래하던 금융사 이외에 알지도 못하는 곳에서 상품에 가입하라고 권유 받는 일도 없어진다.

단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한 고객에 한해 금융사가 1일 1회 전화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고객이 직접 가족이나 지인을 소개한 경우에도 영업 목적 전화도 가능하다. 물론 기존계약을 유지하거나 고객이 요구할 때는 1회 이상 통화가 가능하다.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을 고객에게 보내는 행위도 금지된다. 또 고객이 자동이체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금융기관에 신청하면 고객에게 등록 사실을 문자로 통지하도록 금융사에 권고했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로 금융사 텔레마케팅 영업조직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에 따르면 금융권 텔레마케터는 3만2000여명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포함하면 최대 7만~8만명으로 추정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이런 규제를 명분으로 텔레마케터에 실적을 압박을 강화하고 조직을 축소해 대량해고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TM 영업이 상대적으로 활성화된 보험업계도 큰 반발이 예상된다.

보험업계는 TM 영업의 고객유치율이 대면채널에 비해 현저히 낮아 TM 영업규제가 비대면채널의 고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유출 사태 이후 TM 영업을 대하는 고객반응이 매우 싸늘해졌다”며 “TM영업 규제는 보험사뿐만 아니라 설계사들의 생계난으로도 이어져 더 큰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박 대통령이 규제완화를 주문하며 금융당국도 숨은 규제 개선을 위해 이례적으로 전 보험사를 상대로 전수조사에 나섰다. 이 가운데 유독 비대면영업에 대해서만 없던 규정까지 만드는 것은 정부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다는 지적도 일고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비대면 채널에 대한 규제 강화는 다양한 채널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제한하는 일”이라며 “차라리 불법 DB를 이용한 영업에 2배, 3배의 무거운 제재를 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정용 기자 morbid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