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여파··· 내수 기업 실적전망치 줄줄이 하향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주요 내수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전망치가 한달 전에 비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통신, 제약, 유통 등 주요 내수기업 86곳 가운데 52.3%에 달하는 45곳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달 전에 비해 하락했다.

실적 전망치 하락이 가장 큰 기업은 KT로 당초 337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최근 들어 고객정보 유출 사건과 대규모 구조조정 등으로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선이엔티도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달 전 22억원에서 최근 14억원으로 36% 넘게 축소됐고 LG생명과학(23.61%), 호텔신라(15.52%), 종근당(13.04%) 등의 전망치도 기존보다 하향조정됐다.

이 밖에 현대백화점(3.19%), 롯데쇼핑(1.86%), 이마트(1.52%), 신세계(1.42%) 등 대표적인 유통업체들도 실적 전망치가 악화됐다.

반면 2분기 실적 전망치가 상승한 내수기업은 25곳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16곳은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달 전과 같은 수준이었다.

2분기 전망치가 상승세를 보인 기업들 중에선 컴투스가 38.86% 올랐고 선데이토즈와 삼성테크윈도 각각 29.05%, 10.58% 상승률을 기록했다. 나머지 22곳은 상승률이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이처럼 내수기업들의 2분기 실적 전망치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은 개별업체들의 부진 보다는 세월호 참사 여파에 따른 전반적인 소비 위축이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16일 이후 ‘내수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긴급민생대책회의를 열고 2분기 재정집행규모를 7조8000억원 늘리기로 결정하고 여행, 운송, 숙박 업종에 대한 지원책을 제시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다행히 최근 원화 강세 현상이 지속되는 점은 내수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하락하면 수입물가 부담이 줄어 그만큼 소비 여력이 확대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한편 최근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지난 3월21일 1080.3원 수준에서 이달 9일 기준 1024.4원으로 5% 넘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민수 기자 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