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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정보의 집중···보험·신용정보 통합 이뤄지나

[포커스]신용정보의 집중···보험·신용정보 통합 이뤄지나

등록 2014.05.28 07:38

수정 2014.05.28 07:40

정희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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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정보는 신용정보가 아니다···원천분리 필요보험협회···지금까지 주장해온 일원화 반대 논리 뒤집어

금융당국은 신용정보 집중체계 개편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26일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금융당국은 신용정보 집중체계 개편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26일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대규모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대응책 일환으로 정부는 정보일원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여·야·정 협의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논의했으며 이와 함께 현재 각 금융권 협회별로 집중하고 있는 보험·신용정보를 신용정보법상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 집중(일원화)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신용정보의 집중체계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각 금융업권 별로 관련 협회, 기관들의 이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밥그릇 차지하기 위한 모습으로까지 비춰지는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이처럼 금융업권의 이견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신용정보나 개인정보는 국민들의 것인데 정보제공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보험·신용정보 통합, 득보다 실 많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 신용정보의 집중체계 개편을 위해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은행연합회와 보험개발원은 보험정보와 신용정보의 통합을 반대한 반면 생명보험협회와 일부 학계에서는 찬성의 뜻을 내비쳤다.

보험개발원과 은행연합회는 실무적인 차원에서 여러 가지 현실성을 반영해 보험정보와 신용정보의 통합은 이뤄질 수 없는 구조를 세세히 설명했지만 반대 의견은 그저 대승적인 차원에서 무조건 일원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거나 업무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이상적인 논리를 주장했다.

보험업계가 보험정보를 신용정보와의 통합을 반대하는 이유는 민감정보인 질병정보를 여신업무에 필요한 신용정보와 일원화 관리하는 사례는 전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없고 혹여 일원화해 운영될 경우 대출 등 여신업무에 질병정보가 활용되는 등 국민의 프라이버시와 금융소비자의 권리가 은행 등 금융자본의 시장논리에 의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암발생, 산부인과 질병 등 국민들의 민감한 질병정보(임신중절 등 산부인과 치료기록, 성병 및 질염 등 비뇨기과 질병, 암 등 중대질병, 희귀난치성질병 등)를 활용해 은행, 금융투자 등에서 대출거부, 금리인상, 카드발급거부 및 신용거래 정지 등의 과도한 제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국민 대부분 가입한 실손의료보험을 통해 해마다 방대한 질병정보를 생산, 집적 및 유통되고 있어 비보험 금융권의 질병정보 활용 유혹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태아보험, 어린이보험을 통해 집적된 질병정보가 미성년자의 신용평가 자료로 활용될 경우 보험소비자의 보험보장 위축 및 미성년자의 신용활동 시점부터 신용등급이 차별화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정보와 신용정보를 Firewall을 통해 관리하더라도 하나의 기관에서 통합할 경우 향후 금융회사의 리스크관리를 위한 규제완화 요구가 거세질 경우 Firewall을 통한 관리가 무력화 될 수 있다”며 “이에 보험정보와 신용정보의 관리·지배를 원천적으로 분리하는 방안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험협회는 보험사 의견 동의했나
지난달 4월23일 열린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김용태 소위원장은 신용정보와 보험정보의 일원화 문제를 갖고 금융당국에 보험협회의 동의를 구했느냐는 질문을 했고 금융당국은 ‘그렇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보험협회는 보험사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보험협회의 입장을 금융당국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직접 협회에 보험정보를 신용정보와 일원화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일원화 반대 주장을 폈다”며 “협회가 단독으로 의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보일원화 방안에 보험사가 나서다 뭇매를 맞을 수 있어 수수방관 상태며 보험사 입장에서 어떻게 되든 관리만 잘 되면 된다”며 “단 비용적인 측면이나 데이터 안정화를 위해선 현 체제를 유지하는 게 낫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보험사 동의를 얻지 않고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험협회가 새로운 기관으로의 일원화를 추진하는 데 적극적인 찬성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이전 보험협회는 정보일원화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반대논리를 펴 왔었다. 이번 일원화 추진에서는 갑자기 돌변했는데 이유는 협회가 보험정보를 집중하려다 실패하자 그동안 반대편에 서 있던 보험개발원으로의 보험정보 집중이 안 되게 하려는 것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협회가 명백한 근거나 논리 없이 그저 국민들의 정보보호를 위해 일원화를 주장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보험협회나 금융당국은 진정 보험소비자들은 질병정보를 포함한 자신들의 보험정보를 신용정보와 함께 통합해야 하는 지를 물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채 기자 sfmks@

뉴스웨이 정희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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