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AI 신약개발 다음은 검증···새 인프라로 부상한 '자율실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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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약개발 다음은 검증···새 인프라로 부상한 '자율실험실'

등록 2026.07.05 12:17

현정인

  기자

AI, 후보물질 탐색 효율 높였지만 실험·검증 한계신약개발 생산성 높이기 위해 연구실 자동화 부상해외, AI·로봇 활용해 SDL 구축 확대···국가 주도

그래픽=홍연택 기자(나노바나나 활용)그래픽=홍연택 기자(나노바나나 활용)

AI 기반 신약개발이 확산되면서 신약개발 생산성을 좌우할 핵심 인프라로 연구 자동화 체계가 부상하고 있다. AI가 후보물질을 발굴하더라도 실제 실험과 검증은 여전히 연구자의 몫인 만큼, 예측·검증·재학습을 하나의 체계로 구현하는 '자율실험실(SDL·Self-Driving Lab)'이 차세대 인프라로 주목받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피지컬 AI 시대의 자율실험실(SDL): 신약개발 R&D 생산성 혁신 전략' 보고서를 통해 AI 신약개발의 핵심 병목이 알고리즘 성능보다 예측 결과를 실제 실험으로 빠르게 검증하고, 이를 다시 AI 모델에 반영하는 선순환 체계 부족에 있다고 진단했다. AI가 후보물질 탐색 효율을 높였지만 실제 실험 환경에서 재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검증이 필수라는 점에서 연구실 자동화가 신약개발 생산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기업들도 관련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험실 자동화 기업 에이블랩스는 분주와 플레이트 이송, 배양, 분석 등 반복적인 연구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동하는 자동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연구실 장비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필요한 공정만 자동화할 수 있는 개방형 구조를 적용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연구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연구 자동화 환경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에이블랩스 관계자는 "AI를 활용해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기업은 많아졌지만 실제 실험과 검증은 여전히 사람이 수행하면서 병목이 발생한다"며 "결국 신약개발 기간을 단축하려면 반복 실험 자동화가 필수"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자동화가 연구실에 적용 가능한지를 문의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자동화 도입을 전제로 상담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현재는 연구 자동화 기술을 고도화하는 단계로, 장기적으로 AI와 결합한 자율실험실(SDL)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흥원은 연구 자동화보다 한 단계 발전한 개념으로 SDL을 제시했다. SDL은 AI와 로봇을 활용해 실험을 수행하고, 결과를 학습해 다음 실험 조건까지 스스로 탐색·조정하는 연구개발 체계다. 단순히 사람이 설계한 실험을 자동 수행하는 기존 수준을 넘어 실험 설계와 수행, 데이터 분석, 학습이 하나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자동화 장비뿐 아니라 데이터 표준화와 장비 간 연동, 운영 소프트웨어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진흥원은 분석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SDL 구축이 국가 단위 연구개발 플랫폼으로 확대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 액셀러레이션 컨소시엄(AC),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중국 크리스탈파이(XtalPi) 등은 AI와 로봇을 결합한 SDL을 활용해 신약과 소재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보건복지부와 진흥원이 AI 활용 신약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SDL 실습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유기합성 분야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바이오의약품 분야는 연세대학교 K-NIBRT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진흥원은 "AI 기반 연구개발의 핵심 병목은 고도화된 예측 모델 자체보다 도출된 예측 결과를 신속하게 검증하고 AI에 다시 학습시키는 피드백 체계가 긴밀하게 작동하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디지털 예측과 물리적 검증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피지컬 AI 기반 SDL이 차세대 연구개발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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