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파라치제도는 대다수가 생계형인 카드모집인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는 잘못된 규제다. 이 제도로 인해 선량한 모집인들이 범법자가 되고 있다. 우리는 잘못된 제도를 바로 잡기 위해 모였다.”
8일 오후 1시 ‘여신전문업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리는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 모인 카드모집인들은 이같은 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 기념관은 복도까지 발 딛을 틈 없이 전국에서 몰려든 카드모집인들로 가득 찼다.
이날 공청회는 박병석 국회위원실과 법률소비자연맹 총본부 주최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여신금융협회, 전국신용카드설계사협회 등 관계자들이 패널로 나섰다.
기자를 만난 지방에서 올라온 한 카드모집인은 “이번 카파라치제도 강화로 카드모집인들이 불법행위를 일삼는 나쁜 일을 하는 직업군으로 몰리고 있다”며 “일부 카드모집인들은 모집인 직업을 버리고 카파라치를 직업으로 변경해 오히려 선량한 모집인들에게 피해를 안기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모집인도 “사라졌던 카파라치 학원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는 소리까지 들리고 있다”며 “모집인들에게 불법행위를 유도한 후 포상금보다는 금품을 갈취하는 사람들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동료들이 많이 봤다”고 성토했다.
전국단위에서 몰려온 카드모집인들이 이처럼 분노하는 것은 최근 금융당국이 카파라치 포상금을 1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강화하면서 포상금을 노린 카파라치 때문에 카드모집인들의 영업이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피해를 보는 상황이 빚어지기 있기 때문이다.
전광원 신용카드설계사협회 회장은 기자와 만나 “카드모집인들이 카드사의 가맹점, 법인영업, 회원영업 등 다양한 용도로 영업일선에서 노력하고 있으며 가맹점 시스템과 각 카드사에 많은 실적을 안기는 등 국가 경제에 이바지 하고 있다”며 “이런 모집인들이 카파라치 제도로 인해 불법행위를 일삼는 범법자 취급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이어 “사은품 제공 한도가 연회비의 100분의 10도 문제다. 연회비가 1~2만원인 경우 1000~2000원 정도만 사은품으로 쓸 수 있는 현실성 없는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며 “이번 공청회는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할 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발표자로 나선 이민석 변호사는 “카드모집인의 정상적인 영업행위가 범죄시되고 반대로 카드모입인의 범죄 아닌 고시위반 등 잘못을 고발해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카파라치가 성행한다면 이것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또 “현재 카드모집인의 대부분이 주부나 정년 퇴직인, 실업자 등 생계곤란으로 인해 직업 일선에 나선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며 “이들의 영업행위를 보장하는 것은 취업문제나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서비스 차원에서도 권장해야 할 시급하고 중차대안 사안”이라고 밝혔다.
반면 우현섭 금융감독원 여전감독국 팀장은 “경품제공한도 인상을 허용한다고 해도 과잉 경쟁이 지속될 경우 경품제공 금액이 점차 높아져 생계형 모집인의 비용 부담을 가중 시키는 결과가 초래될 우려가 크다”며 “그동안 불법모집 근절을 위한 계도위주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연간 모집수단이 수억원에 달하는 무등록 다단계 불법모집행위까지 적발되고 있기 때문에 생계형 모집인 보호를 위해서도 카파라치 제도 유지는 불가피 하다”고 설명했다.
이윤수 금융위원회 중소금융 과장은 “카드모집시 경품허용한도 설정 및 길거리모집 금지 등은 가계부채 증가, 금융소비자 피해 등을 예방하기 위해 도입한 중요한 제도인 만큼 규제 완화 여부는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카파라치 운영과정 중 발생하는 부작용은 최소화 하도록 하고 특히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는 생계형 카드모집인들에게 피해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희채 기자 sfmks@
뉴스웨이 정희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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