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다 끝나가는 가운데 제습기의 판매량이 저조해 재고가 쌓이고 있어 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습기 판매량을 130만 대로 추정되며 업체들은 이를 토대로 올해 제습기 판매량을 지난해의 두 배 정도인 200~250만 대로 늘려잡고 생산했다.
하지만 마른 장마 등의 요인으로 인해 실제 판매량은 지난해 수준인 120만 대로 집계돼 업체들은 재고 처리를 위한 대비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같은 제습기 판매 부진의 원인은 날씨의 요인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장마기간이지만 비가 오지 않는 마른 장마로 인해 제습기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감소한 탓이다.
여기에 제습기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1372 소비자상담센터가 접수한 제습기 관련 소비자 불만도 2012년 221건에서 지난해에는 713건으로 223% 급증했다.
이 중 계약 취소·반품 이유로 제습기 품질에 대한 불만이 284건 중 128건(45.1%)를 차지했다. 유형별로는 소음 50건(39.1%), 발열과 훈풍 39건(30.5%), 제품 효과 불만 8건(6.3%) 등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11개 제습기를 상대로 품질조사를 벌인 결과, 제품별 제습효율이 1kWh당 1.79~2.36L로 최대 32%의 격차가 있으며 소음도 제품별로 최대 10dB의 차이가 난다고 지난 달 31일 밝히기도 했다.
제습기를 사용할 때 더운 바람이 나오는 것은 제습기 원리상 어쩔 수 없지만 광고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있지 않아 소비자들이 불만을 더 느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습기는 실외기가 따로 없어 압축기가 본체 내에 있고, 습기를 제거한 공기를 다시 내보내기 때문에 더운 바람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제습기 광고에 따르면 제습기를 사용하면 ‘쾌적해진다’고 표현해 소비자는 에어컨의 기능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업계는 재고가 쌓이자 행사 등을 통해 재고를 처리하는 등 대비책을 마련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통업계는 할인행사나 증정 이벤트를 통해 재고를 처리할 계획이며, 제조업체도 가격을 낮추거나 다른 제품 구매 시 제습기를 얹어 주는 이벤트 진행을 하고 있다.
업계는 제습기 시장 경쟁이 심화됐다는 점을 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지난해 제습기의 인기에 힘입어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들이 잇따라 제습기 시장에 뛰어들면서 재고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날씨가 안받쳐주고 경쟁사들이 과도하게 들어오면서 재고가 늘어난 면도 있다”며 “하지만 할인 행사나 증정을 통해서 판매를 하게 되면 기존 구매 고객들이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선영 기자 sunzx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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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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