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CT 융복합 시대’ 도래, 내년 금융정책 핀테크에 방점금융사-ICT기업, 모바일 금융시장서 치열한 선점경쟁 예고“은행이 핀테크 사업 선도···적극적 협업·혁신의지가 관건”
핀테크란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로, 모바일결제·모바일송금·온라인 개인 재정관리·크라우드 펀딩 등 첨단 ICT를 기반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각종 규제에 묶인 국내 핀테크 시장은 이제 걸음마 수준인 반면 미국 구글이나 중국 알리바바와 같은 글로벌 ICT기업들은 지급결제와 송금 서비스부터 투자중개에 이르기까지 업무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도 국내 핀테크 산업 육성을 내년도 핵심과제로 꼽으며 대대적인 규제개혁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핀테크 산업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규제 및 금융제도 개선 등의 내용이 담긴 ‘IT·금융 융합 지원방안’을 내년 1월까지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다.
◇신제윤 “핀테크 혁신, 금융산업 기회이자 도전과제”
최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현장 곳곳에서 “한국 금융산업의 새로운 성장기회를 핀테크에서 찾아야 한다”며 핀테크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다.
신 위원장은 지난 19일 ‘2014년 금융위 출입기자단 송년세미나’에 참석해 “핀테크는 IT와 금융간 경쟁과 협력을 통해 금융서비스의 업그레이드를 촉발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혁신적 IT금융 융합서비스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이를 위한 금융정책방향으로 △규제 패러다임 전환 △오프라인 중심의 규율재편 △핀테크 산업 육성 지원 등을 제시했다. 특히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핀테크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전자금융업 진입장벽을 완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신 위원장은 “핀테크 지원센터 설치를 통해 스타트업의 ‘창업-서비스개발-출시’까지의 전과정에 대한 행정·법률 자문, 금융회사 연계, 자금조달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IT기업의 여건, 해외사례 등을 감안해 자본금 기준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융안정성·건전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직불·선불수단의 활용도를 높이는 등 전자지급수단의 이용한도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전기 자동차 산업 발전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테슬라가 오늘날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혁신적인 사고 전환을 통해 금융산업의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며 “핀테크 혁신은 국내 금융산업의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 “은행이 핀테크 혁명 주도···성공열쇠는 혁신”
이처럼 핀테크가 내년 금융산업의 최대 화두이자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면서 은행 등 금융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신기술로 무장한 ICT기업의 금융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경우 기존 금융사의 수익기반이 잠식당할 우려가 있는 동시에 ICT기업과의 업무 제휴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결국 금융사와 ICT기업은 서로 치열한 경쟁자이자 긴밀한 협력자가 될 수밖에 없는 숙명에 놓여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금융사들이 앞으로 전개될 금융혁명 시대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핵심카드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ICT기업과의 적극적인 협업’과 ‘혁신의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은 “모바일 통신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금융생태계가 조성되고 그 중심에는 핀테크가 있다”며 “새로운 기술이 예대업무, 자산운용, 보험 등 전 분야에서 금융의 근간을 흔들 정도의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자문위원은 “이에 대한 금융권의 준비가 소홀할 경우 현재의 금융생태계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며 “모바일 기반의 금융을 가능케 하는 근간도 결국은 사회적, 법적 인프라가 기반인 만큼 금융권의 핵심인 은행이 주도가 돼 협업 기반의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은행이나 핀테크도 단독으로 부가가치를 이루기 힘들기 때문에 은행들의 주도로 협업을 통해 바꿔나가야 하고 이를 위해선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핀테크 관련 업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최 자문위원은 “앞으로 4G기술의 중심인 우리나라가 모바일 응용분야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업계 표준 플랫폼을 만들어가며 세계시장을 이끌어가야 한다”며 “핀테크 관련 직간접 개발의 주체로서 모바일 기반의 금융혁신을 주도할 금융권, 특히 은행들의 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민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은행이 금융서비스 제공의 중심으로서 ICT기업과의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 융복합 과정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 연구위원은 “은행이 판매채널 다양화 관점에서 ICT기업과 사전적 제휴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라며 “나아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차세대 성장엔진을 구축하고 융복합 시대의 고도화된 리스크관리 능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현재 ICT기업이 금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은행을 중심으로 한 상호보완적인 금융생태계 조성이 ICT와 금융의 융·복합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하 기자 oat123@
뉴스웨이 이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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