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이자도 못 번 기업 173곳···4년 새 2.8배상반기 폐업 2092곳···2014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지방 미분양·PF 정리 겹쳐···중소·중견사 구조조정 압력 확대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3년 이상 이어진 소위 '좀비 기업'이 건설업계에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건설업 폐업 신고가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지방 미분양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장 정리가 맞물리면서 중소·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9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1~2025년 건설 외감기업 2004개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한계기업은 2021년 62곳에서 2025년 173곳으로 약 2.8배 증가했다. 분석 대상은 종합건설업체 1099곳과 전문건설업체 905곳이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다. 1 미만이면 영업을 통해 번 돈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1 미만이 3년 이상 연속해서 지속되면 이른바 '좀비기업'이라 불린다.
이는 주택 경기 악화와 건설 원자재 및 인건비 인상 등으로 매출과 수익률이 급격히 낮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공사 지연과 PF 시장 경색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 지연과 금리 인상에 따라 금융비용 부담은 커졌지만, 발주처와 공사비 증액 협의나 공사대금 회수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익성이 훼손됐다.
실제 이들 건설 외감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4.5%에서 2025년 3.4%로 1.1% 하락했다. 순이익률도 4.2%에서 2.3%로 1.9%p 떨어졌다. 단기 채무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도 같은 기간 282.6%에서 238.3%로 44.3%포인트 하락했다.
외형 성장도 멈춰선 상태다. 매출액 증가율은 2021년 14.2%에서 2022년 17.9%로 상승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둔화해 지난해에는 –4.5%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총자산증가율도 2021년 14.8%에서 2025년 5.8%로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사들의 이같은 재무 악화는 시장 퇴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6월 폐업을 신고한 건설업체(변경·정정·철회 신고 포함)는 2092곳으로 전년 동기 1746곳보다 19.8% 늘었다. 이는 지난 2014년 상반기 2194곳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하반기 PF 부실 사업장 정리가 본격화될수록 폐업 건설사 수가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방 중소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건설업 외감기업 부진은 경기 둔화를 넘어 공사비 상승, PF 리스크, 금융비용 부담, 대금회수 지연이 중첩된 구조적 문제"라며 "단기적으로 유동성 관리와 이자부담 완화, 중장기적으로 PF 구조 개선과 공사 원가·대금 체계의 정상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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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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