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영 사장 내부직원용 신년사서 작년 실적 등 민감사항 공개
연간 수주실적은 73억달러로 연초 목표(150억 달러) 절반도 안돼
품질사고 전년比 2.5배 증가···선주들 삼성重 향한 시선 달라져
저유가 기조 장기화로 채산성 나빠져 발주 취소·연기 이어져
“지난 2013년 14건에 그쳤던 품질사고가 작년에는 36건이나 발생했고 우리가 최고라 여기던 드릴십마저 9척 모두 인도 지연되었습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신년인사를 위한 사내방송에서 밝힌 내용이다.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은 내용으로 모두 삼성중공업의 치부를 드러내는 내용들로 가득했다.
뉴스웨이가 입수한 박 사장의 신년사는 “사랑하는 사우 어려분! 그리고 협력사 사우 여러분”으로 시작한다. 총 A4 용지 세장 분량이다.
주요내용은 ▲전 임직원이 생존을 위한 질적 경쟁력에 모든 역량 강화 ▲토탈 솔루션 Provider로 도약 ▲노사화합과 격의없는 소통으로 전 임직원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 등 삼성중공업이 풀어야할 세가지 과제를 담았다.
눈에 띄는 건 박 사장이 아직 실적 공개 전임에도 지난해 수주실적과 각종 품질사고, 공정및 인도지연을 자세하게 설명했다는 점이다.
박 사장은 지난 2014년 수주 실적에 대해 FLNG 1척, 드릴십 2척, 쇄빙탱커 6척 등 연초 목표 150억불의 49%인 73억달러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연초에 자신있게 잡았던 150억달러 수주목표액이 반토막 이상 저조하다.
그는 작년 수주 실적에 대해 “이미 계약한 공사도 일정을 연기하거나 아예 계약을 취소하자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저유가 기조로 인해 채산성이 나빠져 수많은 프로젝트의 발주가 취소되거나 연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한 “잇따른 인도지연, 품질사고 등으로 선주들이 우리(삼성중공업)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문제까지 터진다면 우리가 설자리는 아예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박 사장은 현재 삼성중공업이 처해진 가장 중요한 대목을 강조한다. 내용은 이렇다. “지난 2013년 14건에 그쳤던 품질사고가 작년에는 36건이나 발생했고 우리가 최고라 여기던 드릴십마저 9척이나 모두 인도 지연되었다”며 “금전적인 손실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선주들이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 우려를 표했다.
품질사고의 단적인 사례는 작년 2월의 사고가 대표적이다. 노르웨이 선주사에 인도될 드릴십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5월 인도를 앞둔 드릴십에서 근로자가 흡연을 하다가 일어난 화재였다.
삼성중공업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데 고가의 선박에서 협력업체 직원들이 암암리에 흡연을 해왔다는 사실이다. 이를 통해 삼성중공업 내부의 안전의식 결여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박 사장은 “금전적인 손실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선주들이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라며 “철저한 납기준수와 완벽품질 등 우리를 높게 평가하던 선주들도 연이어 품질사고와 공정지연이 발생하자 우리의 실력 자체에 의문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사갈등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해 우리 회사는 임금협상 난항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채 해를 넘기는 회사 40년 역사상 초유의 사태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회사는 끝이 안보이는 터널 속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다. 공공지연과 생산성 저하에 따른 원가비용 과다초과, 자금부족에 따른 부채증가, 수주부진에 따른 일감부족 등으로 생존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하기도 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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